허재 둘째 허훈·김유택 둘째 김진영…아버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맞대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허재 농구대표팀 감독(52)과 김유택 전 중앙대 감독(54)은 지난 13일 연세대 체육관을 찾았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을 관람했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경쟁 때문에 정신이 없는 김진 LG 감독(56)은 TV로 경기를 시청했다.
허재 감독의 둘째 아들 허훈(22)이 연세대 4학년으로서 주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31분32초 동안 뛰면서 21득점 7도움 4가로채기를 기록했다. 고려대 1학년 김진영(19)은 김유택 전 감독의 둘째 아들이다. 올해 경복고를 졸업해 고려대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뛰었다. 8분41초 동안 무득점이었다. 하지만 이날 가장 빛나는 장면을 만들었다. 2쿼터 7분쯤 허훈이 속공 레이업을 시도할 때 김진영이 따라붙어 블록슛했다.
김진영의 별명은 '뼈란트'. 마른 체형을 뜻하는 '뼈'에 미국프로농구 스타 케빈 듀란트의 이름을 합쳐 만든 별명이다. 키가 193㎝지만 몸무게가 68㎏에 불과하다. 체형은 아버지를 빼다 박았다. 강 감독은 김진영에 대해 "장신 가드로서 빠르고 높이를 이용한 공격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스피드는 좋은데 체중이 부족하다. 힘을 더 길러야 한다"고 했다.
김진 감독은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전자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개막전 경기를 TV로 봤다"고 했다. 이어 연세대 센터 김경원(21)이 학점 미달로 경기에 나오지 못한 얘기를 하며 아들 얘기를 슬쩍 피해갔다. 고려대 선발로 나와 3점슛 한 개 포함 6득점 3리바운드 2도움을 기록한 김윤(22)이 김진 감독의 아들이다.
연세대에서 선발로 나온 양재혁(20)은 여자프로농구연맹(WKBL) 양원준 사무총장(47)의 첫째 아들이다. 양재혁은 5득점 5리바운드 1도움을 기록했다.
개막전에서 고려대에 79-93으로 진 연세대는 16일 중앙대와 경기에서 82-72로 승리했다. 허훈은 24득점 8도움으로 활약했다. 허훈은 "개막전 때 아쉽게 져서 분위기가 어수선했는데 이겨서 기쁘다"고 했다.
고교 최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중앙대 신입생 양홍석(20)은 34분16초를 뛰면서 15득점 7리바운드 2도움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지만 3점슛 여섯 개를 시도해 모두 놓치는 등 아직은 적응이 필요한 모습을 보였다. 양형석 중앙대 감독(48)은 "양홍석이 고등학교 때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다 했지만 대학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간결한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 감독은 "높이가 보강돼 목표를 높게 잡고 있다.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