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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점진적 인상'에 실망한 달러…이제는 '트럼프'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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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132.0원 마감…장중 1130원 하회
트럼프 재정지출, 달러 강세요소로 남아…공화당과 정치갈등 여부 관건


[美 금리인상]'점진적 인상'에 실망한 달러…이제는 '트럼프'만 본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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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도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을 분위기를 띄웠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만장일치도 아니었다. 또 향후 인상속도도 예상만큼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의 재정정책에 시장의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지만, 의회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1.6원 내린 1132.0원에 마감했다. 장 개장 직후 1130원대를 잠시 밑돌던 환율은 낙폭을 줄여 1130원대 초반을 유지했다.

당초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결정하면 달러가 강세를 띄며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10원 넘게 급락하며 장을 출발했다. 매파적 위원들의 강경 발언으로 조성된 시장의 기대감을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둘기파'로 알려진 닐 카시카라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연준이 발표한 '점도표(dot plot)'역시 지난해 12월 공개됐던 것에서 변화가 없었다. 재닛 옐런 의장도 향후 금리인상이 '점진적'일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간의 '매파적 발언'은 금리인상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였던 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옐런 의장이 '점진적 인상'에 쐐기를 막으면서 달러가 약세 반전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외환시장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서 '트럼프의 재정지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인프라·국방비 투자,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예산을 늘리겠다고 공약을 밝혀왔다. 파이낸셜타임즈(FT)·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제출될 트럼프 행정부의 첫 예산안은 국방비를 10% 늘리고, 국무부와 환경보호청(EPA)등의 예산은 대폭 삭감하는 방안이 담겼다.


하지만 이 역시 미 정부의 의도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힐 공산이 높아서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방향성이 엇갈리는 만큼 기대만큼 강한 예산안이 나오기는 어렵다"며 "예산안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환율이 더 빠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줬고, 우리나라의 수출경기가 올 상반기까진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민경원 연구원은 "당분간 1130원선이 지켜질 걸로 보는데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 갈등이 가열되면 이 선이 깨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원·엔환율은 장마감시각 전거래일보다 0.18원 하락한 999.69원(KEB하나은행)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종가는 올랐지만, 저점은 2원가량 낮은 995원까지 떨어졌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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