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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스타그램' 120만개… SNS '공부 인증'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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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내 공부관련 태그 120만개… 익명 카톡방에 '인증', 공부 생중계 등 유행
타인의 '감시' 속에 공부 열중하려는 목적… 주객전도돼 피로감 느끼기도

'공스타그램' 120만개… SNS '공부 인증'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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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공무원 시험에 3번째 도전하고 있는 김정훈(28)씨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부하는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남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스터디는 방해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독학을 시작했지만 이내 사람이 그리워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공부 자체의 어려움보단 혼자라는 외로움이 무척 힘들더라"며 "반쯤 장난으로 시작한 SNS 공부 인증이 일과로 자리 잡으면서 공부 의욕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사실을 SNS에 공개하고 이를 인정받는 '공부 인증' 문화가 퍼지고 있다. 대량의 음식을 시켜먹는 모습을 인터넷 방송서비스를 통해 중계하는 '먹방'에 이어 공부하는 모습을 중계하는 '공방'까지 생길 정도다.


사진 기반 SNS 인스타그램에 등록된 '공스타그램(공부+인스타그램)' 해시태그(사진 분류를 위한 꼬리표)가 달린 게시물은 16일 기준 75만개를 넘어섰다. 한 달 만에 5만개 가까이 늘어났다. '공스타', '공부스타그램' 등 관련 해시태그를 포함하면 120만개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인스타그램의 월 실질이용자(MAU)가 600만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공부 시간과 그날 푼 문제집 등 결과를 인증하는 익명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방도 유행이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영어 공부 인증 카톡방을 꾸렸다. 일체의 잡담 없이 공부한 시간을 기록한 스톱워치와 그날 푼 문제집의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씨는 "여러 사람들이 아무 말 없이 지켜보는데 나만 안올리면 부끄러워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부 인증 문화가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친구를 따라공부 인증을 시작한 강모(26)씨는 "시간에 맞춰 '인증샷'을 올리지만 어느샌가 인증에 따른 압박과 피로감을 느꼈다"며 "공부를 위해 인증하는 건지 인증을 위해 공부하는 건지 모를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공부 인증은 타인이 감시한다는 효과도 있지만 결국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놀이문화에 가깝다"며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서는 타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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