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신형 그랜저(IG) 출시 효과 톡톡
-최근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고
-3040 타깃 전략 주효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춘풍(春風)을 타고 있다. 일일 500건 이상의 계약을 이뤄내며 4개월 연속 1만대 판매라는 기록을 써나가는 중이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신형(IG) 모델 출시 이후 현재까지 4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계약대수는 이보다 많은 7만대에 육박하고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신차 효과를 제대로 봤다. 내수에서 단일 차종으로는 이례적으로 1만7247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자동차 업계 비수기로 불리는 지난 1월과 2월에도 각 1만586대, 1만913대씩 판매되며 1만대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도 판매 기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4개월 연속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일 500건 이상 판매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1만대 판매는 거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감성을 입은 신형 그랜저는 3040 구매 비율이 절반 가량 차지하는 게 특징이다. 연령별 구매 비중을 보면 30대 14.1%, 40대가 28.8%를 차지했다. 42.9%라는 점유율은 이전 모델(HG)에 비해 4%P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그랜저는 30~40대가 타기 다소 부담스러운 느낌이었다면 새로운 그랜저는 역동적이고 젊은 느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랜저는 아산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곳에선 하루 1000대 꼴로 그랜저를 비롯해 쏘나타, 아슬란을 함께 찍어내고 있다. 그랜저 주문이 폭주하자 현대차는 다른 차종 생산비율을 줄이고 그랜저 비율을 절반 가까이 올려 대응 중이다.
그랜저 덕분에 실적이 개선되면서 회사에도 생기가 돌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극심한 내수 부진을 겪었는데 지난달 상황반전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엔 그랜저가 있다. 2월 내수 판매량은 5만3113대로 1년 전보다 8.7% 증가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었다.
전체 내수에서 그랜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했다. 그랜저의 돌풍은 세단의 강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현대차의 전체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한 2만3950대를 기록했다. 그랜저는 상용차 포터(7691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 자리에도 올랐다.
현대차는 가솔린 3.3 모델을 추가한 데 이어 다음달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출시해 그랜저 라인업을 총 6개로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올해 그랜저가 지난 2011년 이후 연 10만대 이상 팔리는 준대형 모델 신화를 다시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목표 판매치를 10만대로 제시한 것은 자신 있다는 의미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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