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시범경기서 4할 맹타…경쟁자는 13타수 1안타 부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가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주전 자리 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극도로 부진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부상까지 겹쳐 일찍 시즌을 접었다. 그의 위상은 급전직하, 올 시즌 전지훈련을 눈앞에 두고 방출대기(DFA) 조치를 당했다. 스프링 캠프에도 초청선수 신분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박병호는 8일 현재(한국시간) 시범경기 여섯 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 중이다. 미네소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야수 중 두 개 이상 홈런을 친 선수는 없다. 박병호보다 타율이 높은 선수도 없다.
특히 지난 시즌에 박병호 대신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와 좋은 활약을 한 케니스 바르가스(27)는 타율 0.077(13타수 1안타)에 불과하다. 바르가스는 지난 시즌 타율이 0.230(152타수 35안타)로 낮았지만 마흔일곱 경기에서 홈런을 열 개나 칠 정도로 장타력이 뛰어나다. 양손 타자라는 이점도 있다. 바르가스는 박병호와 달리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미네소타 구단이 박병호보다 바르가스에게 더 기대를 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박병호가 확실히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51)은 "현재 미네소타는 바르가스를 주전 지명타자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박병호가 바르가스와 경쟁해서 이기면 주전 지명타자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미네소타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1루수 요원 벤 폴센(30)도 부진하다. 폴센은 지난해까지 3년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후보선수로 뛰었다. 그는 시범경기 일곱 경기에서 타율 0.222(18타수 4안타)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없고 타점과 득점만 두 개씩 기록했다.
오히려 맷 헤이그(32)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헤이그는 일곱 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헤이그는 박병호보다 나이가 한 살 많을 뿐 아니라 통산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 수가 여든네 경기에 불과하다.
송 위원은 "헤이그는 마이너리그에서는 보여줄게 없는데 메이저리그에서 뛰기에는 부족한 소위 '마이너리그 베테랑'이다. 같은 조건이면 3년 계약이 남은 박병호가 유리하다. 헤이그는 박병호만큼 장타력도 없다. 결국 박병호와 바르가스의 싸움"이라고 했다.
박병호가 올 시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빠른 공을 잘 치고 타석에서 여유도 생겼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투스라이크 노볼에서 96마일(154.5㎞)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담장을 넘긴 데서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경기가 끝난 뒤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61)은 "투스라이크 상황에서 잘 대처했다"고 칭찬했다.
송 위원은 "지난해 박병호가 부진한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보다 심리적인 문제에 있었다. 타석에서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올해는 부담을 덜어내고 불리한 볼카운드에서도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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