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직접 정비 받고 보험금 청구하는 '직불청구' 도입에 "보험료 인상에 고객 불이익"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자동차 정비업계가 손해보험사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정비업계는 소비자에게 정비요금을 직접 받고, 소비자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직불청구'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사와 정비업계는 그동안 '정비수가(시간당 공임)'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원식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 신임 회장은 이날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불청구'의 당위성과 새로운 수리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비연합회는 전국 정비소에 직불청구 내용을 담은 홍보 포스터를 배포한 바 있다.
직불청구는 정비업소가 차량 소유자에게 직접 수리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에는 보험사의 수가계약에 따라 고객 대신 보험사가 수리비를 정비공장에 바로 지급하는 지불보증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 방식은 지난 1982년 한국자동차보험의 시작과 함께 30년 넘게 지속된 관행이다.
정비연합회의 직불청구 움직임은 공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시간당 공임은 2만1000∼2만5000원 수준. 정비연합회측은 현재 공임은 지난 2008년 조사해 2010년부터 적용된 금액이라며 공임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정비연합회측은 산업관계연구원 용역 결과를 내세워 최저 3만2000원대는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비연합회측은 "현재의 공임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비연합회가 직불청구를 강행할 경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측은 "자동차보험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 있다"며 "지불보증 방식 대신 직불청구방식으로 전환되면 보험료 인상 등 보험계약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직불청구의 전제조건은 보험계약자가 직접 독립손해사정인 선정이라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독립손해사정인은 보험계약자의 이익이 아닌 정비업체의 수익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손해보험사의 이익이 증가하자, 정비업계가 시간당 공임 인상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이 고착화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간당 공임 인상은 자칫 물가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불청구가 오히려 정비업체의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 대한 직불청구가 늘어날수록 불편을 느낀 소비자가 정비업체 입고를 기피, 결국에는 해당 정비업체의 정비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직불청구는 오히려 영세 정비업체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불보증과 지불청구간 공임 격차는 곤스란히 보험계약자 몫이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분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험업계는 관계 당국이 직접 나서 새로운 정비수가를 마련, 잡음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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