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불출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당 등은 박 대통령은 이제 헌재의 판결을 겸허히 기다리라고 당부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결국 헌재에 불출석하기로 했던 것은 충분히 예상한 일"이라며 "박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헌재 출석에 대한 입장을 끝까지 밝히지 않다가 막판에 거부한 것은, 그동안 박 대통령 측이 보여줬던 모든 언행이 헌재의 탄핵심판을 지연시키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았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자신을 가리키는 수많은 증인과 증거에도 불구하고 사실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항변해왔다"면서 "왜 정작 헌재에 나와서 떳떳하게 자신의 주장을 얘기하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정에서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고 헌재 심판의 절차와 형식을 트집 잡는 모습은,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결코 보여주어선 안 될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이제 박 대통령은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헌재의 심판을 겸허히 기다리라"고 당부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이 헌재 최종변론에 출석하지 않은 점은, 본인 재량에 맡겨진 사항이므로 그 자체를 굳이 탓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선출된 대통령이 정상적인 일문일답 기자회견, 헌재 출석하여 질문을 받고 당당하게 답변을 하지 못하는 반면, '정규재 티비'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각색하여 장외에서 억지 인터뷰를 한 행태에 대해서는, 국민모두가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제라도 대통령은 더 이상 국가와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고, 신속하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 박 대통령은 집권 4년 동안 특유의 제왕적 태도와 불통을 마지막까지 보여줬다"면서 "이는 대국민 상대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선전포고와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재판부는 피청구인인 대통령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무더기 증인신청과 불출석 등 지연술을 펼치며 탄핵심판을 훼방 놓았다. 끝내 헌재 최종변론에 나오기를 거부하며 스스로 소명기회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그렇게 당당하다면 여론전을 펼칠 것이 아니라 헌재 심판정에 직접 나와 탄핵에 대해 직접 설명했어야 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끝내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마저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는 탄핵심판을 조속히 내려야 할 것"이라며 "자진해서 받겠다던 특검 조사에도 비협조하고, 헌재 최종변론에도 불출석한 대통령에게서 더 이상 들을 변명거리는 없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