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서민부채…심각해도 너무 심각하다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이경희 디자이너]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 기록을 또 깼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신용 잔액은 1344조3000억원으로 2015년 말(1203조1000억원)보다 141조2000억원(11.7%)이나 증가했습니다. 최근 2년 간 증가 규모가 259조원에 달합니다.
◆먹고 살려면 돈 빌려야=고무줄도 아닌데 가계부채는 왜 늘어나기만 하는 걸까요 .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생계형 대출'이 늘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가계 부채 중에서도 특히 비은행권 대출이 급증한 점이 눈에 띕니다.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의 대출이 늘었는데요. 은행 대출이 9.5% 증가하는 동안 비은행 대출은 17.1% 급증했습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2월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도입되고 8·25 가계부채 종합대책, 11·3 부동산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증가세가 어느 정도 잦아드는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깐깐해진 은행권 대출심사를 넘지 못한 이들이 제2금융권을 찾으면서 부채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비은행권 대출이 '뇌관'=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2554억원으로 3개월 만에 13조5134억원 증가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42조6231억원(17.1%)급증한 셈입니다.
비은행 대출이 왜 문제냐구요? 저신용·저소득·다중 채무자들은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비은행 대출에는 고금리와 변동금리 상품이 많습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금리가 상승할 경우 비은행 대출 채무자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연체 발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커지는 셈이죠.
◆꼬리에 꼬리 무는 '빚'=가계부채가 급증하면 경기 침체가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가계는 늘어난 빚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이는 기업 생산과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그렇게 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다시 경기 불황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 간담회'를 열고 보험과 카드업계의 대출 확대를 막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제1은행권을 조준했던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의 증가 원인이 제2금융권에 있다고 판단한 셈이죠.
하지만 대출을 깐깐하게 만들면 정말 빚이 줄어들까요.
가계부채 총량 관리도 중요하지만 서민들의 자금 구하기는 제도권에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용과 복지 분야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이경희 디자이너 moda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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