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7조 손실' WH 파산보호 신청 검토…주가 출렁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도시바가 자회사인 미국 원자력회사 웨스팅하우스(WH)를 파산보호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도시바가 미국 연방법 11조에 따라 WH에 대한 파산보호를 신청하면 법원의 감독 하에 기존 경영진이 채권자의 동의·협력을 거쳐 사업을 지속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사태로 휘청이던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이 연방파산법의 적용을 받아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도시바 내부에서 파산보호 신청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실제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신문은 도시바의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에 대해 WH 측이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해외사업에 대해 "전략적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원자로와 관련한 신규 수주를 중단하고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 중인 8개 프로젝트는 비용을 줄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단 방침을 내놨다.

도시바는 2006년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며 원전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미국에서 원전 설비에 대한 안전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공사기간이 연장되고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도시바가 원전사업에서 입은 손실은 7125억엔(약 7조1300억원)으로 추정된다. 도시바는 2016회계연도 4~12월 결산발표를 3월 이후로 연기하면서 올해 3월까지 누적 연결손실이 3900억엔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