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수사기간 종료(오는 28일)까지 나흘을 남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막판까지 수사의 고삐를 죄며 '수사 지속'의 필요성을 웅변하고 있다.
'수사기간 자동연장법'의 국회 처리는 무산됐지만 마지막 키를 쥔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국무총리가 받는 압박은 한층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검의 이 같은 행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한다는 점에서 황 총리의 정치적 손익계산과 법리적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24일 오전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을 박 대통령의 '비선의료'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전 9시50분께 출석한 이 행정관은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행정관은 이른바 '보안손님'으로 분류된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수행하며 그가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드는 걸 돕고 비선의료와 관련된 여러 사람이 박 대통령을 상대로 진료ㆍ시술 행위를 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 받는다.
특검은 그간 여러 차례 이 행정관에게 소환통보를 했으나 계속 불응하자 전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을 준비했다. 이 행정관이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자진출석 의사를 밝힌 뒤 이날 특검에 나왔지만 특검은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는 형식을 갖추고 '체포 조사' 중이다.
특검은 이날 오전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현 정권의 이화여대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해서다. 김 전 수석은 당초 오후 2시 소환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이른 오전 10시께부터 특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대는 주요 대학 가운데 사업 숫자를 기준으로 정부 재정지원에 가장 많이 선정됐고, 특히 사립대 중에서는 유일하게 박근혜 정부 들어 신설된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6개에 모두 선정됐다.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입시ㆍ학사 비리에 연루돼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은 최 전 총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연관성 여부를 꾸준히 조사해왔다. 향후 박 대통령에 대한 공소제기 때 최씨를 고리로 한 박 대통령과 이대의 유착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검은 아울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보강수사도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 총리가 수사연장을 불승인하면 특검이 한창 진행중인 수사가 중간에 뚝 끊기는 모양새가 된다.
특검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구속)과 최 전 총장 등에 대한 기소를 오는 27일이나 28일에 할 방침이다. 최종 수사결과 발표는 모든 절차가 종료된 뒤에 따로 진행할 계획이다. 황 총리의 결정을 기다리며 수사가 끝나는 날까지 '수사활동'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할 만큼 현안이 많이 쌓여있다는 게 특검의 설명이다.
한편 특검은 이대로 수사가 종료되면 박 대통령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기소중지는 특별한 사유로 수사를 완성하기 어려울 때 내리는 처분이다. 박 대통령이 '전직'이 돼 불소추특권이 사라지면 곧장 강제수사나 기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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