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디즈니 캐릭터부터 핀란드 '무민'까지
캐릭터 시장 커지며 밸런타인선물로도 인기
2월 대형마트 완구 매출도 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유통업계의 '2월 대목'인 밸런타인데이, 캐릭터 제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실용성 떨어지는 인형과 싸구려 초콜릿을 세트로 묶어 비싸게 판매하던 행태는 예전의 일이다. 인기있는 캐릭터와 프리미엄 초콜릿, 웃음을 줄 수 있는 유머 코드의 패키지로 무장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편의점 GS25는 각종 캐릭터를 활용한 귀여운 초콜릿세트를 판매한다. 이 업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성을 갖춘 캐릭터 제품을 '덤'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인 무민, 스누피 제품이 대표적이다. 무민, 스누피 캐릭터가 새겨진 포장 패키지에 초콜릿과 앙증맞은 캐릭터 자석(2~3개 랜덤)을 넣은 초콜릿세트를 12만개 준비했다. 가격은 각 6000원~1만1800원. 컴퓨터를 사용할 때 마우스 손목 쿠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귀여운 디즈니캐릭터 인형이 들어있는 초콜릿세트도 6만개 한정 판매한다. 페레로로쉐와 디즈니 캐릭터 손목쿠션인형(6종 중 한 종류 랜덤)이 한 세트로 구성된 디즈니캐릭터 손목쿠션 인형세트 역시 여심을 자극하며 조기 품절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9100원.
초콜릿을 먹고 난 후 포장 패키지를 파우치나 간편한 손가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민파우치세트와 페레로로쉐파우치세트와 같은 업사이클링 세트도 선보였다. 총 12만개가 준비됐으며 가격은 7200원에서 2만4600원으로 다양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최근 포켓몬고 게임으로 인기를 다시 얻고 있는 피카츄 초콜릿을 내놨다. 가나 초콜릿 4입과 크런키 초콜릿 4입으로 구성된 패키지 겉면에 깜찍한 피카츄 표정을 담은 '피카츄 초콜릿(각각 8000원, 4000원)' 2종과 역시 장수 인기 캐릭터인 도라에몽이 포장에 담긴 '도라에몽 롤리팝(1500원)'도 판매한다.
재미있는 문구로 화제를 모았던 의리초콜릿 시즌3 '초성초콜릿'도 눈에 띈다. 초성초콜릿은 낱말의 자음만 표현하여 소비자가 직접 단어를 완성하고 꾸밀 수 있는 스티커로 세븐일레븐이 자체 제작해 가나초콜릿에 붙인 상품이다. 이벤트 스티커에는 ▲T T ▲ㄴㅁㅈㅇ ▲ㅅㄹㅎ ▲ㅋㅋㅋ ▲ㄱㄴ초콜릿 등 총 10종의 다양한 초성이 담겨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5년 밸런타인데이를 시작으로 의리스티커 상품을 선보였고 매년 평균 54% 가량 매출이 증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 제품에 대한 인기는 2월 완구 매출까지 끌어올렸다.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완구를 초콜릿과 함께 주는 사례가 늘면서 2월 완구 매출이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 회사의 최근 3년 간 키덜트(kidult·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으로 취미 활동을 즐기는 어른) 완구 2월 매출 신장률은 3년 연속 연간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최근 2년 간(2015년, 2016년)은 2월 매출 신장률이 40% 수준을 기록하며 연 평균을 크게 따돌렸다.
2월 키덜트 완구 매출 호조는 월별 매출 비중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마트에서 2월 키덜트 완구 매출이 완구의 극성수기로 불리는 12월과 5월 다음으로 높은 3위를 차지했다. 연중 2월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순위는 2014년 8위, 2015년 4위, 지난해 3위로 뛰어올랐다.
이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선물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롯데마트는 분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키덜트족의 취미 생활이 이제는 주류 문화로 인식됨으로써 예전에 비해 더욱 많은 소비자들이 키덜트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어 여성이 남성에게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키덜트 완구를 선물하는 데까지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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