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스피스케이팅 남자 장거리 국가대표 이승훈(대한항공)이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팀추월 경기 도중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승훈은 1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팀 추월에서 뉴질랜드와 대결하다가 결승선을 한 바퀴 반 남기고 얼음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는 주형준(동두천시청), 김민석(평촌고) 뒤에 붙어 레이스를 하다가 곡선 주로에서 중심을 잃었고, 뒤로 넘어지면서 안전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이후 얼음 위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급히 링크로 들어간 뒤 들것을 이용해 레인 밖으로 옮겼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이승훈이 넘어지면서 오른쪽 정강이를 날에 베인 것 같다. 현재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했다. 2㎝ 정도 살이 찢어졌다고 하는데 정확한 부상 정도는 검사 결과를 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박세우 전북도청 빙상 팀 감독은 "이승훈이 앞에 있던 김민석을 밀어주는 과정에서 호흡이 맞지 않아서 균형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민석은 "특별한 신체 접촉은 없었다. (이)승훈이 형이 선두에서 계속 리드하면서 경기를 했다.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치고나가려던 상황에서 발에 피로가 쌓여 중심을 잃은 듯하다.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다"고 했다.
제갈성렬 SBS 빙상 해설위원은 "우리 선수들의 페이스가 굉장히 좋았다. 이승훈이 남은 바퀴에서 동료를 밀면서 속도를 내려다가 멈칫한 장면이 보였다. 에이스로서 경기를 리드하고 전략도 세우면서 경기를 운영하다보니 생각이 많아져 순간적으로 균형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다.
팀 추월은 선수 세 명씩 짝을 이룬 두 팀이 링크 양쪽에서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출발한 뒤 정해진 구간(남자 8바퀴·여자 6바퀴)을 돌아 각 팀의 가장 느린 주자의 기록으로 승부를 정한다. 코너에서 속도를 올려 기록을 단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쇼트트랙을 하다 전향한 이승훈의 주 종목이기도 하다.
이승훈은 오는 12일 매스스타트에도 출전할 계획이었다. 부상 정도에 따라 경기를 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매스스타트는 그가 올 시즌 ISU 월드컵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한 개씩 따 랭킹 1위를 달리는 종목이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남은 경기 출전 여부도 다친 부위의 상태를 확인해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보름(강원도청)과 박지우(의정부여고), 노선영(강원도청)이 호흡을 맞춘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3분2초95로 5위를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