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미래 ICT 생태계 구축
태국 첫 IoT망 구축·시범 사업 성과
황창규 KT 회장, '2020 非통신사업자' 선언
미래 플랫폼분야 매출 비중 30%로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이동통신 1·2위 업체가 나란히 '탈(脫)통신' 전략을 가속화하고 나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회장은 유·무선 전화기로 상징되는 전통적 의미의 통신사업자에서 미래형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통신시장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보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 것이어서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사장은 새해 들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5세대(G) 통신 등 미래 ICT 산업 생태계 구축에 향후 3년간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AI, 자율주행, IoT 등을 '뉴 ICT 생태계'의 핵심으로 보고 5억원을 집중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초 인공지능(AI)를 전담할 별도 조직 'T브레인'을 신설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까지 SK(주)C&C 사장으로 있으면서 IBM 인공지능 '왓슨'을 국내에 도입하는 등 인공지능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보여줬다.
박 사장은 '플랫폼사업부문'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플랫폼 서비스의 기획-개발-기술-인프라에 필요한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한다. 데이터 중심의 차별적인 상품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 사이언스 추진단'도 만들었다. 또 IoT사업부문 산하에 '글로벌 사업본부',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글로벌 얼라이언스실',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실을 신설해 새판을 짜기 위한 조직을 갖출 예정이다.
박 사장의 이같은 전략은 빠르게 열매를 맺고 있다. 2월 들어 SK텔레콤은 태국 국영통신사 'CAT텔레콤'과 태국 최초 IoT 시범망 구축 및 공동 시범사업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태국 수도인 방콕 지역과 유명 휴양지인 푸켓 전역에 LoRa기반 IoT 전용망을 구축한다. 오는 4월부터 태국 국민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IoT 서비스가 제공 될 예정이다.
태국 e커머스 시장의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3일 CAT, NHN-KCP와 합작한 '트리페이(Tree Pay)' 태국 서비스 개시를 발표했다. 트리페이는 신용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등 다양한 결제를 지원하는 전자결제 서비스 회사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다양한 결제 솔루션을 도입해 단순 결제대행(PG)사에 머무르지 않고 서비스 차별화를 이루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황창규 KT회장도 '2020년 비통신사업자'로 변신을 선언했다. 3일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연 '2017 신년 전략워크숍' 자리에서 주요 임직원에게 2기 경영을 통해 추구할 청사진을 이렇게 제시했다.
황 회장은 "2020년에는 플랫폼, 글로벌 등 비통신 분야의 매출 비중이 20~30%에 달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할 것"이라며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통적인 의미의 통신 사업자에서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 핵심사업 5대 플랫폼으로는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분야를 꼽고, 비통신 분야 매출비중이 최대 30% 달하는 미래형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최근 신설한 'AI 테크 센터'는 이런 전략의 출발 선상에 있다. AI 테크 센터는 KT부서에 산재했던 AI 관련 기능을 통합해 AI 사업모델 개발 및 서비스 상용화를 담당한다. KT가 보유한 IPTV,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의 역량을 활용한 사업 포트폴리오 탈바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KT는 지난달 출시한 인공지능(AI) TV 셋톱박스 '기가 지니'를 미디어 분야와 적극적으로 융합한다는 계획이다. 음성인식 외에 TV 모니터를 활용해 '음성과 시각 정보 동시 제공'을 표방한 기가 지니는 가정용 사물인터넷(IoT)인 스마트홈을 비롯해 주문형 콘텐츠 소비에 쓸모가 많을 것으로 KT는 보고 있다.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기반 IoT 서비스 확산에도 본격 나선다. KT는 1일 컨퍼러스콜을 통해 "올해 상반기내 소물인터넷 전용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오는 4월 NB-IoT를 상용화하고 곧이어 전국망 설치를 완료한다. 아울러 KT는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스마트 에너지와 보안 사업에도 힘을 계획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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