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연속 감소 후 '반등'…弱달러에 호주달러·유로·파운드 등 달러 환산액 ↑
中 외환보유액 3조달러 '마지노선' 위협…1년전 금융불안 재연 우려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반등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로 호주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등 기타통화 가치가 상승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안전기준인 '3조달러'를 위협받는 상황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740억4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29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석 달 연속 줄어들다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데는 미국 달러화 약세의 영향이 컸다. 기타통화의 달러화 환산액 증가했기 때문인데, 호주달러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1월 중 4.7%, 엔화는 2.5%, 유로화는 2.1%, 파운드화는 2.0%씩 절상됐다. 이외에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등도 외환보유액 반등에 기여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3711억달러)은 세계 8위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3조105억달러를 보유해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마지노선'인 3조달러가 위협받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한 달 만에 411억달러가 줄어드는 등 감소하는 속도도 가파르다.
이는 지난해 말 달러 강세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자 자본유출이 이어진 영향이 크다. 중국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등 외화를 팔아 위안화를 사들이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안정과 외환보유액 사이의 딜레마가 이어지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작년 1월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각국별 외환보유액은 일본이 1조2169만달러로 중국의 뒤를 이었다. 이어 스위스(675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363억달러), 대만(4342억달러), 홍콩(3862억달러), 러시아(3777억달러), 한국, 브라질(3650억달러), 인도(3589억달러) 순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90.6%(3389억4000만달러)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등 유가증권 형태로 보관 중이다. 또 6.9%(256억4000만달러)가 예치금, 1.3%(47억9000만달러)가 금, 0.8%(29억2000만달러)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0.5%(17억5000만달러)가 IMF포지션으로 구성됐다.
유가증권의 경우 전달보다 43억9000만달러가 줄어든 반면, 예치금은 72억7000만달러 늘었다. 이외에 SDR은 4000만달러, IMF포지션은 2000만달러씩 증가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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