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안진회계법인 "분식회계 묵인·방조 안해…법원 판결 후 징계 나와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2초

금감원 제재 앞두고 초긴장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법인 차원에서 묵인, 방조,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5월 법원 판결이 나오기 이전에 금융감독원이 안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먼저 결정할 경우 1100명이 넘는 회계사들이 짐을 싸서 나가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가 큽니다."


이정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위험관리본부장(부대표)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금감원이 안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법원 판결 보다 먼저 내놓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부대표는 "안진이 오래 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이를 덮어뒀다가 2015년 감사할때 뒤늦게 밝힌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2010년 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 업무를 맡았던 안진은 대우조선해양이 이중장부를 가지고 있었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2015년 당해년도 손실액이 너무 커서 이상하다고 느낀 이후 즉각 조사에 들어가 뒤늦게나마 이를 바로 잡으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3월 “대우조선해양의 2015년도 추정 영업손실 5조5000억원 중 약 2조원을 2013, 2014년도 재무제표에 각각 나눠 반영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세간에 알렸지만,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안진 회계사들이 알고서도 눈감아줬다는 결론을 내리고 담당 회계사를 기소했을 뿐 아니라 법인 역시 양벌규정에 따른 관리감독소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부대표는 "안진은 여전히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정황을 늦게라도 파악해 정정한 것은 옳은 일이라고 보고 있으며, 회사가 의도적으로 이중장부를 만들어놓고 외부감사인을 속이려 했기 때문에 담당 회계사와 법인이 사안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는 5월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정황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하는 검찰측과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안진측의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안진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금감원이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에 징계를 내놓는 경우다.


12월 결산법인 대부분이 4월에 외부감사인을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만큼 안진이 외부감사 대상 기업과 계약을 맺는 시점과 맞물려 단 1개월의 기간이라도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될 경우 1년치 계약을 날릴 수 있다. 안진은 신뢰와 평판이 사업의 핵심인 회계업계 특성상 이미 상당한 피해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대표는 "법원 판결 전 영업정지 징계는 기간에 상관없이 안진의 존립을 위협한다"며 "소속 회계사 11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되는 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금감원은 제재 수위와 시점을 결정할때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칫하다간 안진이 제2의 아서앤더슨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2001년 미국에서는 에너지 기업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회계법인 아서앤더슨이 기소돼 중징계를 받고 파산한 사례가 있다. 뒤늦게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이미 한 회계법인이 사라진 뒤였다.


이 부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진의 업무정지 징계 가능성도 따지고 보면 과도한 추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금감원 감리결과조치 양정기준에 따르면 회계법인에 업무정지 징계를 내리려면, 해당 사안의 규모가 파장을 일으킬 정도로 커야 하고 개인 회계사의 위법 행위에 대해 회계법인이 조직적으로 묵인, 방조, 지시를 했느냐의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안진은 해당사항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현재 안진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조직 정비를 준비 중이다. 5월을 기점으로 감사·경영자문 부문을 나눠 분리하는 전면적인 조직개편이 있을 예정이고, 회계사의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감사 대상 기업이 수주산업에 속할 경우 더욱 광범위하고 꼼꼼하게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미국 딜로이트본사도 안진이 처한 위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어떠한 형식으로든 안진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