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가 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다시 강제로 불려왔다.
최 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서울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도착했다. 최 씨는 취재진의 '왜 묵비권을 행사하나', '정유라 소식 듣는 것 있나', '아직도 특검의 강압수사를 주장하고 있나' 등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조용히 특검 조사실로 올라갔다.
최씨는 전날(1일) 특검에 체포돼 미얀마 해외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이권개입 관련 알선수재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최씨는 조사과정에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특검은 밝혔다.
특검은 최근 최씨가 미얀마에 대한 정부의 ODA 사업에서 이권을 챙기려 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미얀마에 컨벤션센터를 무상으로 지어주고 한국 기업을 입점시키는 'K타운 프로젝트'를 구상했는데, 이 과정에서 최씨가 특정 업체 선정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회사 지분을 넘겨받았다는 의혹이다.
또한 최씨는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의 인사에도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 실장 출신인 유 대사는 'K타운 프로젝트'에 비협조적이었다고 알려진 이백순 전 주미얀마 대사 후임으로 임명됐다.
특검은 지난달 31일 유 대사를 소환해 조사한 결과 유 대사가 대사 지명 전 최씨와 수 차례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씨가 유 대사를 직접 면접 보고 대사로 임명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유 대사를 최씨에게 추천한 인물은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이라고 특검은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은 최씨와 정유라씨가 독일에 거주할 때 재산관리를 돕고, 정씨가 외환은행 독일 법인에서 대출을 받을 당시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외환은행 소속 독일 법인장을 지내다 귀국해 KEB하나은행의 이사로 승진한 바 있다.
한편 최씨는 지난해 첫 검찰 출석 당시 '죽을 죄를 지었다'며 고개를 숙인 것과 달리 지속적으로 특검의 소환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비협조적인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특검의 1차 강제압송 당시에는 "특검이 강압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소리를 지르는 등 돌발행위를 하기도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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