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다시 한 번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불륜극으로 몰아가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1일 10차 탄핵변론이 끝난 직후 기자단과 가진 브리핑에서 "탄핵 사건의 발단은 대통령의 40년 지기로서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던 최서원이 고영태와 불륜에 빠지면서 시작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진행된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증인신문 전에 "최서원과 대통령의 관계를 알게 된 (고영태) 일당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가 실패하자 악의적으로 (사건을) 왜곡했다"며 "대통령이 추구했던 목표와 완전히 다른 사건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 같은 이유로 고 전 이사의 헌재 증인 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고 전 이사의 증언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고영태가 롯데그룹을 찾아가 70억 원을 요구할 때 자신을 고민우라고 이야기했다"며 "이는 고영태가 여성전용유흥업소의 남자 접대부로 종사할 때 사용하던 이름으로 왜 자신의 이름을 거짓으로 말했는지를 명쾌하게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이사의 증인신문은 9일 오후 4시로 예정돼 있지만 경찰의 소재탐지가 실패하고 주소보정을 하기로 한 대통령 측에서도 아직까지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함에 따라 출석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9일에도 고 전 이사가 헌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동일 시간대에 국회 측이 예비적으로 신청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과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도 증인 채택해 중복 지정했다.
대통령 대리인단 역시 고 전 이사가 불출석할 경우 두 사람의 증인을 추가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판 소송 전략상 두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대통령 대리인단은 고 전 이사 외에도 15명의 증인을 추가로 신청했다. 이에 국회 소추위원단은 하루빨리 변론절차를 마무리 짓고 헌재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안정을 위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소추위원단 권성동 의원은 "피청구인은 증인을 무더기 신청하며 노골적인 심판지연책을 구사했고 '중대결심' 운운하며 공정성을 시비했다"며 "헌정이 올스톱된 상황에서 탄핵심판은 최대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모철민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현 주 프랑스 대사)의 증인신문이 마무리된 후 오는 14일 13차 변론 일정까지 확정했다. 이날 헌재는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비롯해 김홍탁 더플레이그라운드 대표, 이기우 그랜드레저코리아(GKL)대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을 신문할 예정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