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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귀해진 日,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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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현지서 선발해 맞춤식 교육 진행…다다미 청소법 등 400시간 교육 후 취업

노동력 귀해진 日,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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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노동력 감소에 직면한 세계 제3의 경제대국 일본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문호를 더 개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최근 출범한 프로그램이 외국에서 노련한 가사도우미를 양성해 입국시키는 것이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진출한 일본의 인력파견 업체 파소나그룹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 유경험자 26명을 선발해 교육 중이다.


이들은 일본식 아파트에서 일본식 인사법, 일본 전통 다다미 청소법, 첨단 좌변기 사용법ㆍ청소법을 교육 받는다. 기초 일본어 교육까지 40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 이들은 오는 봄 일본으로 건너가 일하게 된다. 교육시간이 긴 것은 이들로 하여금 일본 현지 문화에 잘 적응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노동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 중이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호개방이 그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대다수 일본인은 단일민족 사회와 다름없는 자국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들어오는 데 반대한다. 이에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 수 없었다.


도쿄(東京) 주재 모건스탠리MUFG증권의 로버트 펠드먼 수석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과 관련해 "아직 불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노동시장의 현황으로 볼 때 그나마 작은 진전"이라고 평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배치는 가나가와(神奈川)현과 오사카(大阪)시에서 먼저 시행한 뒤 도쿄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노동력으로 편입 중인 여성들을 위한 조치다.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6500만명에 이르는 일본의 현 노동력은 오는 2060년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력 귀해진 日,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SOS' 필리핀 마닐라 소재 가사도우미 송출 기관인 막사이사이글로벌서비시스의 일본식 아파트에서 가사도우미 지원자(오른쪽)가 교사로부터 진공청소기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다(사진=블룸버그뉴스).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파소나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프로그램이 "자국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데 한몫할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외국인 노동자 유입 규제를 완화할 경우 범죄가 빈발할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싱가포르의 사례만 봐도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에서 경제ㆍ재정 정책 담당 장관을 지낸 다케나카 회장은 정부의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으로 사회가 급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홍콩과 달리 외국인 노동자가 밀물처럼 밀려드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전략특구를 위해 새로 마련된 취업비자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개인 아닌 기관이 풀타임으로 고용해 배치한다. 이들은 내국인 도우미와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배치된 가정의 가족과 함께 기거하는 게 아니다. 숙소는 따로 제공된다. 이들에게 기본적인 일본어 구사는 필수다.


가사도우미 송출 기관인 마닐라 소재 막사이사이글로벌서비시스에 따르면 중요한 건 태도다. 막사이사이글로벌은 가사도우미 지원자들에게 정직ㆍ공경ㆍ공손의 가치를 가르친다. 무엇보다 가사도우미는 친절해야 한다. 지원자 가운데 공손하지 못한 태도로 교육 중 중도 탈락한 이들도 있다.


아베 총리는 2014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와 노인돌보미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규제가 너무 까다로워 그로부터 3년이나 지난 뒤에야 가사도우미 20여명이 일본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도쿄 소재 가사대행 업체 베어스KK의 다카하시(高橋) 유키 창업자는 "규제가 지나칠 경우 가사도우미 도입 프로그램이 무산될 수 있다"며 "내국인의 경우 심성만 고우면 누구든 채용해 도우미로 교육시키는데 외국인은 왜 안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싱가포르ㆍ홍콩 등 아시아 지역 도시에서 가사도우미는 흔하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는 것은 부유층뿐이다. 많은 직장여성은 출산 후 회사를 그만두는 게 보통이다. 직장여성의 비율은 2012년 아베 총리 집권 당시 48%에서 현재 50%로 늘었다. 그러나 상당수가 저임금 파트타임직에 종사하고 있다.


파소나는 가사도우미의 임금을 맞벌이 부부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2시간당 5000엔(약 5만1000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노동력 귀해진 日,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SOS' 막사이사이글로벌서비시스의 교육장에서 가사도우미 지원자들이 일본식 인사법을 배우고 있다(사진=블룸버그뉴스).


현재 일본 시민들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없다. 일단의 외국인 주재원만 가능하다. 지난해 6월 현재 일본에 거주 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1000명 정도다. 인구가 도쿄의 절반인 홍콩의 경우 약 30만명에 이른다.


2008~2015년 일본 거주 외국인 노동자는 배로 늘어 90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제조업에 종사하며 같은 나라 사람들과 접촉이 별로 없다. 2015년 일본으로 들어온 순수 이민자 수는 10만명이 채 안 된다. 그나마 이는 14년만의 최고치다.


외국에서 노인돌보미를 들여오려 해도 복잡한 규제가 문제다. 후생노동성은 오는 2025년 노동력 37만7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연수생'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강제노동과 다름없다고 비판한다.


도쿄 교외 하치오지(八王子)의 에이세이(永生)병원에서 외국인 인력을 관리하는 미야자와 미요코(宮澤美代子) 상담역은 "외국인 연수생 프로그램 말고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며 "일손 부족이 심각한 나머지 일부 병원 시설을 열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일본에서 일하는 동남아시아 출신 의료 인력은 26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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