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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95점을 맞고도 "난 불행해"…선생님도 모르는 '아이들 속마음' 읽어낸 AI[AI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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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섭 테바소프트 대표 인터뷰
1500개 학교 도입된 '심스페이스'
학생 일기 분석해 46개 감정 신호 나타내

수학 95점을 맞고도 "난 불행해"…선생님도 모르는 '아이들 속마음' 읽어낸 AI[AI혁명]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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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평가 어땠는지, 소감을 한번 써볼까."
수학 단원 평가를 마친 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에게 짧은 글을 쓰게 했다. 진도가 빠른 아이들과 느린 아이들을 나눠 수업을 진행한 터라, 결과는 뻔할 거라고 생각했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은 만족스러울 테고, 따라가기 힘들었던 아이들은 힘들었다고 쓸 거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테바소프트의 인공지능(AI) 감정 분석 플랫폼 '심스페이스'가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수학을 잘해 95점을 받은 아이들에게도 '불행'과 '스트레스' 신호가 적지 않게 나타났다. 반대로 성적이 좋지 않아도 감정 상태는 안정적인 아이들도 있었다. 교사는 그제야 깨달았다.

'아이들이 힘들 거라고 생각했던 이유도, 괜찮을 거라고 넘겼던 이유도 모두 어른의 기준이었구나.'

학생들이 쓴 짧은 글을 AI가 분석해 감정 상태를 보여주는 심스페이스는 이렇게 교실 안에서 놓치기 쉬운 신호를 드러낸다. 학급 전체의 감정 온도를 한눈에 보여주고, 스트레스·불안·우울 같은 정서 상태를 데이터로 시각화한다. 지난 3일 아시아경제와 만난 오정섭 테바소프트 대표(사진)는 "선생님들이 가장 놀라는 지점이 바로 이런 반전"이라고 말했다.


수학 95점을 맞고도 "난 불행해"…선생님도 모르는 '아이들 속마음' 읽어낸 AI[AI혁명] 지난 3일, 오정섭 테바소프트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며 심스페이스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유진 기자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삼성탈레스, 카이스트 연구교수 등을 거친 오 대표는 2022년 테바소프트를 창업했다. 심스페이스 사업모델의 핵심은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의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아이들 마음을 모르겠다"는 현장의 고민에서 출발해, 학생 일기를 AI가 분석하고 교사가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2024년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계기로 학교 현장의 환경이 빠르게 바뀐 해였다. 크롬북 등 기본 인프라가 깔렸고, 에듀테크 활용이 동시에 확산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심스페이스는 학급 전체의 감정 온도를 빨강·노랑·초록 신호등으로 보여주고, 스트레스·우울·불안 등을 수치화해 교사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 95점을 맞고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아이, '짜증'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는 학생들이 결국 갈등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데이터에서 드러났다.


이처럼 교실에서 드러난 감정의 결은 기존 감정 분석 방식만으로는 충분히 담아내기 어려웠다. 심스페이스는 초기 13개 감정 분류의 한계를 느끼고,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전환해 감정 체계를 46개로 확장했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아이들의 상태를 단순한 이상·정상 구분이 아니라, 변화의 흐름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경쟁 서비스와의 차별화도 이 지점에서 갈린다. 개인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학급 집단 안에서의 감정 흐름을 읽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집단 내에서 유독 튀는 감정 변화나 소외 신호를 포착하는 '그룹 감정 분석' 기술은 테바소프트가 보유한 핵심 특허다.


심스페이스 이용료는 학급당 월 4만원 수준이며, 현재 1500개 학교가 사용 중이다. 이 중 800개 학교는 서울시교육청과의 계약을 통해 학교 부담 없이 도입됐고, 올해부터는 광주시교육청과의 계약도 시작된다.


2025년 말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글로벌트랙에 선정된 테바소프트의 다음 목표는 해외 학교 시장이다. 현재 심스페이스는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 등 8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몽골·일본 학교에서 파일럿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과 스리랑카 등에서도 현지 파트너를 통한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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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심스페이스에 축적된 약 26만건의 감정 데이터는 모델 고도화뿐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서 지표로 쓰인다. 오 대표는 "선생님들이 '막연히 그렇겠지'라고 생각하던 걸 데이터로 확인하는 순간이 많다"며 "아이 한 명 한 명을 보는 데 한계가 있는 교실 환경에서, 보조 도구로서 역할을 해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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