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월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밝히면서 대선 시계도 빨리 돌아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말5초(4월말~5월초)’의 벚꽃대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헌재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하면 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헌재 결정이 확정된 다음날부터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5월 초 선거가 열린다고 가정하면 대선이 4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을 놓고 보면 올해 1월 말은 2012년 8월 말 정도가 된다.
그렇다면 2012년 8월 당시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은 어땠을까.
5년 전 대선에서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선출되기 직전 여론 조사인 한국갤럽의 2012년 8월 셋째 주 대선 주자 지지율을 보면, 당시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근혜 후보가 37%로 1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이어 ‘새정치’로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후보가 29%로 2위였다.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이었던 문재인 후보는 11%에 머물러 있었다.
역시 민주통합당 소속 대선주자였던 손학규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김문수 전 의원이 각각 2%, 당시 경남도지사였던 김두관 의원 1%, 무응답 18%로 나타났다.
양자 대결을 가상했을 때, 박근혜 44%, 안철수 40%로 오차 범위 내에서 두 주자가 박빙인 것으로 나타다. 반면 박근혜 대 문재인의 양자 구도 시에는 박근혜 49%, 문재인 33%로 박근혜 후보가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가장 최근 발표한 차기 지도자 지지도 조사인 1월 둘째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1%, 반기문 전 UN(유엔) 사무총장 20%, 이재명 성남시장 12%로 ‘빅3’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7%, 안희정 충남도지사 6%, 황교안 권한대행 5%, 바른정당 소속 유승민 의원 3%, 손학규 의장 2% 기타인물 2%, 무응답 13% 순이었다.
3자 구도일 경우 문재인 44%, 반기문 30%, 안철수 14%, 양자 구도일 경우에는 문재인 53% vs 반기문 37%로 조사됐다. 갤럽은 양자 구도일 경우 문재인 대 반기문을 가정했을 경우로만 조사했고, 다른 주자들간 양자 구도는 조사하지 않았다.
2012년과 비교하면 1위 주자의 지지율은 당시 보다 낮지만 선두와 2위의 지지율 격차는 비슷하다. 10%대를 기록하고 있는 3위 주자의 지지율도 비슷하다.
5% 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후보가 많다는 점은 5년 전과 다른 양상이다. 현재 여권과 야권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5년 전에 비해 높지 않은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년 전에는 1, 2위를 달리는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66%였지만 지금은 선두 두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51%로 절반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그 틈새를 뚫고 군소후보들이 5% 내외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셈이다.
대선이 임박하고 각 정당이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하면서 ‘빅3’의 지지율은 요동을 쳤다. 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지지율이 41%(8월 넷째주 조사)까지 오르면서 기세를 올렸다.
8월말까지 10% 초반에 머물러 있던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순회 경선이 진행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9월 16일 제1 야당의 후보로 확정되자 22%까지 오르면서 안철수 후보(28%)를 바짝 추격했다.
이후 문, 안 두 후보는 11월 중순까지 모두 20%대 초반의 지지율로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의 담판 끝에 단일화에 성공하자 박근혜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11월 마지막주 여론 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 45%, 문재인 후보 43%로 나타났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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