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변신, 롱런 제품 인기몰이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장수브랜드들이 또 한번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출시된 지 20~30년된 제품들이 리뉴얼은 물론 여러 유형의 제품으로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불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과업계들이 새 제품으로 반짝 인기에 치중하기보다 예측하기 힘든 소비자 입맛을 검증된 제품을 통해 다시 한번 공략에 나선 것이다.
19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5월말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요구르트젤리'는 17일 현재 누적판매량이 1100만개를 돌파했다.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이후 입소문을 타고 거침없는 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요구르트젤리는 파스퇴르의 유산균 음료인 요구르트를 젤리로 재해석한 제품. 요구르트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과 젤리의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브랜드를 사용해 젤리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출시 초기에는 하루 평균 2만개가 판매되는 등 품귀 현상이 벌어질 정도였다.
세븐일레븐은 롯데푸드, 빙그레와 협업을 통해 장수 아이스크림인 '빠삐코(1981년 출시)'와 '비비빅(1975년)', '더위사냥(1987년)'의 맛과 포장지를 그대로 살린 우유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빠삐코는 아이스크림의 맛을 그대로 살려 초코우유로, 더위사냥은 커피우유로 재탄생했다. 비비빅은 팥 아이스크림 특유의 맛을 구현해 팥 우유가 됐다. 이들 제품 3종은 세븐일레븐의 전체 가공유 130여종 중 5.8%의 매출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매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씨유(CU)는 '사이다젤리'와 '초코파이 아이스샌드'를 내세웠다. 사이다젤리는 올 들어 17일 현재 출시 초기인 10월 대비 21.2% 신장했다. 10월 말 출시된 초코파이 아이스샌드 역시 11월 초 보다 35.7% 나 뛰었다.
사이다젤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콜라맛 젤리의 추억과 함께 회자됐으며 초코파이 아이스샌드 역시 어릴 적 냉동실에 초코파이를 얼려 먹던 방식에서 모티브를 얻어 과자가 아닌 아이스크림 제품으로 개발돼 호응을 얻었다.
지에스(GS)25는 '꼬깔콘젤리'와 '수박바젤리' 역시 출시 이후 줄곧 젤리 카테고리 내에서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장수 제품이 변신 이후 인기를 끌자 푸르밀도 1978년 출시된 농심의 장수 인기제품인 '바나나킥'의 맛을 그대로 살린 가공유 '바나나킥 우유'를 18일 출시했다.
장수 제품임에도 2015년 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효자제품의 맛을 그대로 살렸고 바나나킥 분말을 첨가해 기존 바나나맛 우유보다 진하고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종 업계간의 컬래버레이션 트렌드와 친근한 상품들의 이색적인 변신이 고객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3050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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