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X파일의 존재를 부정하며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 행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고리 도돈 몰도바 대통령(지난해 12월 취임)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떠나는 오바마 대통령을 둘러싼 미국 내 논란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먼저 트럼프가 과거 모스크바에서 매춘부와 성관계를 한 동영상 등이 담긴 '트럼프 X파일'을 러시아가 확보하고 있다는 미국 내 언론 보도에 대해 '완전한 헛소리'라며 그러한 보고서를 주문한 자들(오바마 정부)은 창녀보다 못하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푸틴은 "매춘은 추한 사회 현상으로, 젊은 여성들이 다른 식으로는 합당한 생활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한다"며 "이는 상당 정도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매춘 등에 관한) 허위 자료를 주문한 사람들은 그것을 조작해 내고 정치투쟁에서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아무런 도덕적 한계도 모르며 창녀보다 못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성인이고 오랫동안 미인대회를 조직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들과 교류한 사람"이라며 "그런 그가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낮은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러시아 여성들을 만나러 호텔로 달려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트럼프를 두둔했다.
이어 "물론 우리 직업여성들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긴 하지만 트럼프가 이 미끼를 물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그는 "우리 정보기관이 모든 미국 갑부들을 추적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당연히 아니다. 이는 완전한 헛소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CNN 방송 등 미국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호텔에서 매춘부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찍힌 섹스비디오를 포함해 그에 대한 비방자료들이 러시아의 손에 있다는 사실을 미국 정보기관들이 파악했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푸틴은 떠나는 오바마 대통령 정권이 새로 들어설 트럼프 정권의 합법성을 훼손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합법성을 훼손하려 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운동 기간 중 제시한 대내외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 해커들이 미국 대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선전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미-러 관계의 개선을 위해 (트럼프가) 어떤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푸틴은 최근 미국이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며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등 보복조치를 가했음에도 맞대응을 자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매우 똑똑하다며 푸틴을 치켜세웠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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