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89.9억달러…내국인 중장기 해외 채권투자 역대최대(상보)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한국의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전월보다 소폭 증가했다. 서비스수지의 부진이 있었지만 상품수지가 개선되면서 9월 이후 석 달 연속 흑자규모가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6년 11월 국제수지'를 보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산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89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규모는 지난해 8월(50억3010만달러 흑자) 이후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57개월 연속 최장 흑자 기록을 내고 있다.

상품수지 흑자액은 105억2000만달러로 전월(98억3000만달러) 대비 흑자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11월 상품수출은 464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7.7% 늘었다.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기는 2014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기계류·정밀기기가 51억 달러로 20.8% 늘었고 화공품(18.2%)과 철강제품(12.3%)의 증가 폭도 컸다. 전기·전자제품 중 반도체는 11.5% 늘었다. 상품수입은 359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6%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기타사업서비스수지, 여행수지가 나빠지면서 적자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수지는 17억4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여름 휴가기간이 끝나면서 여행수지가 11월 7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월(5억달러 적자)에 비해 적자규모가 늘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지난해 9월에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운송수지는 지난해 11월 1억5000만달러로 전달 흑자전환 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에 비해 감소해 3억1000만달러 적자폭을 기록했고 건설수지는 지난해 10월 5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1월 7억2000만달러로 흑자규모가 늘었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4억4000만달러로 흑자폭이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를 말한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89억 달러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14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42억8000만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6억9000만 달러 줄었다.

특히 해외 중장기 채권 중심 내국인의 부채성증권 투자는 2015년 2월 이후 22개월 연속으로 늘었다. 지난해 1~11월을 합하면 400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김보성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과장은 "지난해 들어 내국인의 부채성증권 증가폭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보험사 등 해외 중장기 채권 매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27억1000만달러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생금융상품은 1억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5억2000만달러 줄었다.

김 과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장에 상당히 반영됐다. 불확실성이 높아져 내국인의 해외투자 증가폭이 감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