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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코리아]공매도 폭탄…출발선부터 다른 불공정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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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주식 빌려 팔기 힘들어 공매도는 '그림의 떡'
-기관은 롱숏전략 적극 활용해 수익 극대화
-증권사 대주거래 활성화 대안될 수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기관이 공매도라는 칼을 쥐고 휘두르면 맨손 뿐인 개인은 막을 방법이 없다. 기회의 형평성 측면에서 공매도는 주식시장을 불공정한 게임으로 만드는 룰로 전락했다."(개인투자자 A씨)

국내 주식시장의 뜨거운 논란인 공매도가 '한미약품 사태'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29일 장 마감 후 미국에 1조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한다는 호재성 공시를 내놓은 후 다음날인 30일 오전 9시30분께 독일에서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는 악재성 공시를 내놨다. 공시를 전후해 투매와 공매도로 한미약품 주가는 9월29일 62만원에서 10월7일 42만3000원으로 일주일새 30% 넘게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관들이 대규모 공매도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으면서 개인과 기관간 공매도 기회의 비대칭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 때문에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해묵은 논쟁과 함께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에게 기관 수준으로 공매도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개인, 기관, 외국인 모두에게 공매도를 허용한다. 그러나 주식 없이 먼저 팔고 결제일이 오기 전 되사서 갚는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하고, 주식을 빌린 후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어 주식을 빌리기가 힘든 개인은 사실상 공매도가 불가능한 구조다.


개인은 증권사 대주거래를 통해 주식을 빌릴 수 있지만 빌릴 수 있는 종목, 수량이 제한적이고 대여기간도 길어야 60일로 짧다. 대주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도 많다. 반면 기관은 대부분의 종목을 대량으로 1년간 빌릴 수 있고 대여비용도 싸다. '기관의 공매도→개인 보유 종목 주가 하락→개인 투자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개인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공매도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불만이 나올 법 하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100주, 200주를 빌리는 개인과 1만주를 빌리는 기관은 주식 대여 비용 등 조건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개인을 상대로 한 증권사 대주거래 활성화 주장의 취지는 좋지만 관리 비용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했는데 향후 주가 상승으로 손실을 입을 경우 기관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지만 개인은 상대적으로 리스크 감내가 어렵다는 점도 대주거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같은 지적에도 한미약품 사태로 공매도 기회의 비대칭성 논란이 부각되면서 공매도를 허용할 바에는 개인에게도 공매도를 기관 수준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관이 공매도 전략을 적극 활용하면서 공모 기준 국내 롱숏펀드(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은 사고 내릴 것 같은 종목은 공매도해 수익을 내는 펀드) 설정액은 2009년 12월말 131억원에서 이달 23일 기준 1조1682억원으로 7년만에 90배 가까이 성장했다. 코스피가 7년째 박스권에 머물면서 기관은 롱숏전략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개인에게만 공매도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개인이 선물매도, 콜옵션매도,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을 통해 주가나 지수의 역방향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주식현물 직접투자에서도 공매도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대주거래 서비스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주식 회수 리스크를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개인에게 대주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빌려주는 주식의 종목과 수량 등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거래시 반대매매를 하는 것처럼 대주거래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자금을 회수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적정주가 형성이라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는 만큼 무차입 공매도를 적극 허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무차입 공매도를 허용하면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기회 비대칭성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한 운용사 사장은 "국내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는데 무차입 공매도를 허용할 경우 개인이 주식을 빌릴 필요가 없고 지금과 같은 형평성 논란도 사라질 것"이라며 "선물처럼 일정 기간 내에 공매도한 주식을 갚거나 기업의 발행주식수 범위 내에서만 공매도를 가능하게 하는 등 안전장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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