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점 사업 적자에 주가 지난해말 대비 65.17% 급락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면세점 '승자의 저주'에 빠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가 1년새 3분의1 토막이 나면서 올해 코스피 종목 중 주가 하락률 상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2월30일 9만8500원에서 이달 21일 3만4300원으로 65.17% 하락했다.
코스피 종목 중 올 들어 주가 하락률 상위 종목 중 하나로 꼽히는 불명예도 안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코스피 종목 중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 하락률은 65.43%로 10번째로 컸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보다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한 종목은 삼부토건(주가 상승률 -95%), 한진해운(-89.24%), STX중공업(-77.21%), 현대상선(-76.84%), 동부제철(-76.58%), 아비스타(-76.41%), 핫텍(-72.69%), 웅진에너지(-67.98%), KGP(-66.83%) 등으로 현재 기업회생절차 또는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작업을 밟고 있거나 이 단계 직전까지 간 기업들이 절반 이상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기업회생절차,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기업과 견줄 정도로 주가 낙폭이 컸던 것은 면세점 실적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돼 같은 해 12월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마케팅ㆍ판촉 비용과 경쟁 심화, 유커(중국인 여행객) 감소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서울 면세점에서 4분기 11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영업손실은 약 420억원대로 추산된다. 2017년에도 서울 면세점이 3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로 발목을 잡으면서 전사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외 여건도 불안하다. 최근 관세청이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을 추가 선정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있는 반면 국내 면세점 매출의 60%를 담당하는 유커 증가세도 꺾였다. 지난 10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대비 14.7% 증가해 증감률이 전월 대비 11.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더해 기획재정부는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기존 대비 최대 20배 인상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해 면세점 사업자들의 부담 또한 커질 전망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업종은 사업자 증가, 불확실한 대외 환경 등으로 단기 경쟁 심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은 진정한 핵심 경쟁력을 갖춘 상위 사업자 위주로 산업이 재편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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