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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신뢰·기술'로 싱가포르서 건설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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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한류 반세기, 오늘과 내일'<6>쌍용건설
1980년 국내 건설사 첫 진출…마리나베이샌즈 등 시공
공동주택과 밀집한 T308공구 주민 민원까지 완벽 해결
현대건설과 JV만들어 수주…출혈경쟁 피하고 상생 택해

쌍용건설, '신뢰·기술'로 싱가포르서 건설역사 쓴다 쌍용건설은 1980년 우리나라 건설사 최초로 싱가포르에 진출해 39개 프로젝트(53억달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 정부와 다져 놓은 우리나라 건설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신뢰는 후발주자들에게 좋은 발판이 됐다. 쌍용건설의 싱가포르 지하철 T308공구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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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싱가포르 의회와 대법원 등 주요 시설이 밀집한 시티홀 역에서 버스로 40여분 거리에 있는 마린퍼레이드로드 일대는 톰슨이트스코스트라인 지하철 공사가 한창이다. 창이국제공항에서 도심까지 싱가포르 동남쪽을 연결하는 이 노선은 지하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 올해부터 공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맡은 T308공구는 이 노선 전체 13㎞(10개 역사) 중 현재 공사 진척이 가장 빠르다. 지난달 찾은 6차선의 마린퍼레이드로드 양옆에는 공사 현장의 소음을 줄이고 미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색으로 칠해진 가림벽이 설치돼 있었다. 서울 도심의 공사 현장을 보는 듯했다.


가림막 안쪽에선 땅속 50m까지 흙을 파내 6m 폭의 콘크리트벽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현장 전체에 콘크리트벽을 설치하기 위해선 6m짜리 콘크리트벽 300여개가 필요하다. 현장 관계자는 이 작업이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후속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현장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차이가 크다. 도로 중간에 철근 구조물도 찾아볼 수 없다. 도로 양옆에는 직경 약 1m 크기의 노란색 통들이 우뚝 솟아 있다. 콘크리트의 점도를 조절하기 위해 주입하는 벤토나이트가 담겨 있는 장비다. 싱가포르 해안 지역 대부분은 매립된 땅이어서 지반이 약해 특별한 공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쌍용건설의 T308공구는 총 1.78㎞로 마린테라스역과 터널 구간으로 이뤄졌다. 이곳은 다른 공구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현지에선 평가한다. 공사현장과 수만가구의 공공주택 단지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10층 높이의 복도식인 이들 아파트 단지의 복도에선 공사 현장이 그대로 내려다보일 정도로 가깝다.


이에 아파트 단지에는 소음 측정기를 부착해 놓고 있다. 소음이 기준치 이상으로 높아지면 측정기에서 발주처인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에 자동으로 연락을 준다.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통행에 일부 불편한 점은 있지만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소음이 큰 경우가 없다"며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공사를 많이 한 까닭에 관련 규정을 잘 지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주거지와 밀접한 곳에서 진행중인 지하철 공사인 만큼 LTA도 주민들의 민원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입찰에서 최저가를 써내지 않은 쌍용건설이 낙찰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쌍용건설은 앞서 수행한 지하철 공사에서 주민들의 민원을 원만하게 처리하며 LTA와 신뢰를 쌓았고, 이런 점이 반영돼 비가격경쟁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다.


류동훈 T308공구 현장소장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24시간 현장이 돌아가기 때문에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지역 주민들과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주민들을 배려하기 위해 현장사무소를 필로티 형식으로 지어 주민들의 주차 공간을 만들었고 주변 아파트에는 소음측정기도 달았다"고 설명했다.


2023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인 T308공구의 공사비는 3032억원 규모다. 쌍용건설이 주간사로 75%의 지분을 갖고 현대건설과 조인트벤처(JV)를 만들어 함께 공사를 수행한다. 싱가포르에서 국내 건설사들 간 출혈 경쟁을 피하고 상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류 소장은 "싱가포르는 전 세계 건설사들의 각축장으로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데, 우리나라 업체끼리 경쟁하다 손해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유력한 경쟁자와 손을 잡아 수주 확률을 높일 수 있고 공사 실행 단계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의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건설과 싱가포르에서만 3개의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우리나라 업체 뿐 아니라 현지 업체와도 JV를 구성,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앞으로도 싱가포르 건설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주조건에 맞게 국내외 건설사들과 적극적으로 JV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1980년 우리나라 건설사 중 최초로 싱가포르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39개 프로젝트(53억달러)를 수주하며 싱가포르에 건설한류를 전파했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 정부와 다져놓은 신뢰는 한국 기업들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후발주자들에게는 좋은 발판이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쌍용건설은 국내에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시공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싱가포르 현지를 걷다보면 곳곳에서 쌍용건설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상징이기도 한 래플즈시티를 시작으로 탄톡셍병원, 캐피탈랜드빌딩, 마리나해안고속도로, 베독복합개발 등이 유명하다.


쌍용건설은 지난해엔 싱가포르 건설 역사에 중요한 기록을 남겼다. 지하철 다운타운라인 921공구를 2009년 6월 착공, 73개월 동안 단 한 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고 완공에 이른 것이다. LTA는 이를 높이 평가해 1600만 인시 무재해 인증서를 발급했다. 앞서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무재해 최고 기록은 700만 인시에 불과했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최고 권위의 토목 분야 상인 'LTEA(Land Transport Excellence Awards) 2016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건설사가 단독으로 대상을 받은 건 쌍용건설이 처음이다. 지난 5월에는 마리나해안고속도로가 싱가포르 건설대상(BCA Awards)에서 토목부문 시공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쌍용건설, '신뢰·기술'로 싱가포르서 건설역사 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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