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9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 처리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 행적을 밝힐 핵심 증인을 미군이 보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박근혜 '실종 소란' 핵심 증인 미군이 보호?" 제하의 기사를 통해 세월호 당일 묘연한 박 대통령의 7시간 행방의 수수께끼를 풀 한 간호장교를 미군이 보호하고 있다는 안 의원의 발언을 재조명했다.
세월호 당일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간호장교 조모 대위를 찾아 미국을 다녀온 안 의원은 지난 5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미국에 방문했던) 당일 한국군의 젊은 남자 장교가 갑자기 부대에 나타나 조 대위를 밀착 마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청와대의 조직적인 감시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안 의원은 조 대위를 면담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을 방문했지만 만나지는 못했다.
이어 안 의원은 "조 대위의 턱밑까지 근접했는데, 미군 측은 '한국 측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조 대위에 대한 일체의 정보와 접촉을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누가 조 대위를 넉 달간 4번이나 거주지 옮기게 했는지, 일주일 전에 현지 미군기지 영내 호텔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는지, 누가 조 대위를 감시 통제하는지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은 조 대위를 오는 14일 국정조사 3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거듭 요청한 상태다.
이날 중국 언론들은 박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을 앞둔 한국의 분위기를 속속 전달했다. 환구시보는 '최후의 심판일 전운이 감돌다' 제목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한국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며 전날 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수천명의 시민이 국회 앞 거리로 나와 탄핵안 통과와 함께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또 탄핵안 부결 시 야당 국회의원이 일괄 사퇴 의지를 밝힌 점도 언급했다.
중국 신경보는 '탄핵안 가결 후 누가 박근혜를 대신하는가' 제하 평론에서 진카이 연세대학교 중국연구원 전문 연구원 말을 빌어 "헌법에 따라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도록 돼 있다"며 "집권당과 야권이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둘러싸고 정쟁 끝에 결론을 내더라도 한국의 정치권은 새로운 동요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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