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팀, 나노기술로 특정문양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위조방지 필름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보이지 않는 빛 '적외선'을 이용해 위조를 판독하는 기술이 나왔습니다. 고성능 스캐너와 프린터 기술의 발달로 지폐나 여권 등 위조 발생 건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범죄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위조방지 기술이 있는데 복제하기 쉽거나 소비자가 쉽게 판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값싼 비용으로 높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위조방지 기술을 내놓았습니다. 적외선을 쪼여 진품여부를 감별할 수 있는 나노기술을 활용한 위조방지필름입니다. 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상향변환 나노형광체와 금속 나노와이어로 구성된 위조방지 필름을 제작했습니다.
적외선에 노출시키면 보다 효과적으로 특정문양이나 색을 육안으로 관찰 수 있습니다. 상향변환(Upconversion)이란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낮은 에너지 광자를 흡수해 하나의 높은 에너지 광자를 방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와이어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몬 특성을 이용했습니다. 적외선을 쪼였을 때 발생하는 가시광선의 발광 강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개발한 위조방지필름을 한번 사용하고 나면 플라즈모닉 특성이 재현되지 않아 적외선을 다시 쪼여도 색 혹은 문양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플라즈모닉 특성은 필름이 붙어있을 때 나노(10억분의1m)수준에서 일정한 패턴을 유지합니다. 이를 떼거나 옮기면 이 패턴이 흐트러지면서 재사용이 불가능한 기술적 개념을 이번 제품에 적용했습니다. 진품의 인증 라벨을 복제해 재활용 할 수 없는 고(高)보안성 위조방지기술입니다.
개발된 위조방지 필름에 구성되는 금속 나노와이어와 형광체의 특성이 제조환경에 매우 민감하고 복합적 구조에서 발생하는 가시광선 스펙트럼과 발광세기가 특정돼 복제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나노포토닉스연구센터 고형덕 박사팀이 수행했습니다. 고 박사는 "해당 기술은 높은 보안성 위조방지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비용으로 대면적 제작이 가능하다"며 "지폐를 비롯한 고가의 제품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결과는 재료공학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1월17일자 최신호((논문명:Plasmonic Nanowire-Enhanced Upconversion Luminescence for Anticounterfeit Devices)에 실렸습니다. 제 1저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기선 학연생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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