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초고속 광전소자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전달하는 광전소자가 개발됐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2차원 반도체와 금속 나노선을 융합한 신개념 나노광전소자회를 구현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빅데이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이 본격적으로 구현되면 현재 광범위하게 쓰이는 실리콘기반 전자소자의 정보처리 속도로는 늘어나는 데이터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전자의 이동속도가 갖는 물리적 한계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전자소자와 비교했을 때 약 100배 이상 빠른 동작이 가능한 나노포토닉스(nanophotonics) 기술에 집중했습니다. 나노포토닉스 기술의 핵심은 빛과 전기의 상호 전환을 이용해 신호를 만드는 광전소자입니다. 광전소자의 성능을 실리콘 전자소자 수준 이상으로 높이려면 소자의 크기를 나노미터(nm) 수준으로 줄여 집적도를 높여야 합니다. 이 경우 빛이 회절한계에 부딪혀 성능이 많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입니다.
전자회로를 좁은 수로, 전자를 돛단배, 빛을 여객선이라 가정해 보면 여객선은 돛단배보다 훨씬 빠른데 비좁은 수로를 지날 수 없습니다. 만약 돛단배와 크기가 비슷하고 속도가 훨씬 빠른 모터보트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 물질로 제작한 단일층 트랜지스터 위에 은 나노선을 다리처럼 연결해 복합소자를 만들어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됐습니다. 개발된 복합소자는 빛을 엑시톤이나 플라즈몬으로 자유롭게 전환시켜 회절한계를 극복했습니다.
2차원 반도체는 빛을 받으면 엑시톤(exciton)이 만들어집니다. 그 순간 광자가 방출됩니다. 이 광자가 지름 200나노미터, 길이 수십 마이크로미터의 은 나노선의 표면 플라즈몬(surface plasmon)으로 전환돼 나노선을 따라 지나갑니다. 플라즈몬 광신호는 건너편 2차원 반도체 소자에 전달돼 다시 엑시톤이 생깁니다. 이 엑시톤은 다시 플라즈몬으로 변환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며 정보를 담은 광신호가 전자의 움직임 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됩니다. 액시톤은 반도체 내에서 전자와 정공이 정전기력으로 결합돼 있는 '전자-정공의 쌍'을 말합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단장 이영희) 이현석 연구위원 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1월28일자(논문명:Reconfigurable exciton-plasmon interconversion for nanophotonic circuits)에 실렸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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