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선 후보 누가되든 힘겨운 싸움할 것"
"이번 대선에선 조력자 역할 맡지 않을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21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에서 대선 출마자가 20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조기 대선을 왜 치르게 됐는지 배경을 분명히 이해한다면, 그 정도로 출마자가 많이 나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계엄으로 인해 파면된 만큼 국민의힘 측은 자숙할 필요가 있다는 논지다.

10일 김 전 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대선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상황 인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대선 출마) 숫자가 많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에 뚜렷한 후보자감이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대선 후보 차출론'을 두고는 고개를 저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하지만 한 총리는 이번 계엄의 직접 당사자였다"며 "본인이 현명한 사람이면 태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구여권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대권을) 생각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높게 나오니까 그걸 믿고 지금 나오지 않았나"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면 초기보다는 김 전 장관의 지지도가 계속 내려가는 상황"이라며 "경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나마 국민의힘에서 대통령 후보로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한 전 대표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한 전 대표를 두고 배신자라고 낙인을 찍었는데 그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책임이다. 한 전 대표가 배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떤 의미에선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계엄이 해제됐기 때문에 오히려 윤 전 대통령 입지가 조금이라도 나아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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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대표가 경선을 통과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겨루면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묻는 말에 그는 "매우 어려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반이재명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 지금까지와 같은 보수적인 자세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의제를 수립해서 (대선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에 대해선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 대표를 혐오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통령이 되면 뭘 할 거다'에 대한 준비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 이 대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선 조력자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여러 사람을 도와줬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그것에 대한 내 책임 의식도 있고 더는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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