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회의에서 민감한 이슈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각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APEC 회의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약 10분간 회담을 가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통역만을 대동하고 회장 소파에 앉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아베 총리와 시 주석이 회담을 가진 것은 지난 9월 이후 2개월만이다.
짧은 대화였지만 첨예하게 대립하던 중국과 일본 정상은 양국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내년 중일 국교정상화 45주년, 오는 201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국과 일본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시키고 싶다"고 강조했고, 시 주석은 "내년과 내후년을 활용해 관계를 개선하자는 아베 총리의 말에 감명을 받았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한중일 정상회담 등 양국과 관련된 현안을 적절하게 처리하자는 방침도 공유했다. 연내에 도쿄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회동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 측은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측을 적극 지원했다고 비난한 바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시리아ㆍ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민스크 협정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시리아 사태 해결을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가 시리아 알레포에 폭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나, 동부 우크라이나 분쟁에 개입하고 있는 것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를 전했다"며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결을 볼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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