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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유럽…'트럼프 시대'에 각국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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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긴급 마련했지만 영국과 프랑스 등이 불참하면서 유럽 내 갈등 양상이 고조되고 있다.


EU 외무장관들은 13일(현지시간) 저녁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과 국제무역협상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온 트럼프의 무역 정책과 친러시아적 성향의 외교정책에 대비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 등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은 긴급 회의가 오히려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고, 프랑스는 에로 장관이 다음 날 파리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헝가리 외무장관은 EU가 트럼프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일 이유가 없다며 불참했다.

영국과 프랑스 외무장관의 불참은 벌써부터 난항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간의 관계 정립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1일 트럼프의 당선으로 범대서양교역투자협정(TTIP) 체결을 위한 EU와 미국 간 논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U는 미국과 지난 2013년부터 범대서양교역투자협정(TTIP)을 추진해왔다. 미국은 당초 오바마 정권이 퇴임하는 내년 1월까지 협정 체결을 목표로 했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양측 이견과 유럽 내부의 반대에 부딪쳐 현재 협상을 중단한 상태다.


지오바니 그레비 유럽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이후) 유럽과 미국 간 협력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훨씬 어려워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트럼프는 유럽과 미국 간 관계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정책 외에도 EU가 우려하는 부분은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을 합병한 이후 미국과 EU는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가 회복된다면 EU홀로 러시아와 맞서야 할 수도 있다.


한편 EU 외무장관들은 하루 뒤 14일에도 브뤼셀에서 회동한다. 터키의 EU 가입 문제와 시리아 및 리비아 사태, NATO 협력, 유럽 군 지휘부 창설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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