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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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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와 백야의 교차점…장보고 과학기지

[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장보고 과학기지 월동대원들이 인수인계식을 가졌다. 빨간 옷이 1년을 보낸 3차 월동대원, 황토색 옷을 입은 이들이 1년을 보낼 4차 월동대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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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 과학기지(남극)=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아시아경제는 오는 18일까지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현장 취재한다. 지난해 아라온 호에 탑승해 현장 취재한 [북극을 읽다]에 이어 [남극을 읽다]를 연재한다. 장보고 과학기지 연구원들의 활동과 남극의 변화무쌍한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한다. 남극은 인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기지가 들어서 남극에 대한 연구가 무르익고 있다. 기후변화 이슈가 불거지는 가운데 남극을 통해 아주 오래 전 지구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남극을 읽다]를 통해 남극의 현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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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짐을 내려놓아 기쁩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년을 장보고 과학기지를 지켜온 한승우 3차 월동대장과 15명의 월동대원들은 "무사히 1년을 보내 다행이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Say Goodbye!'를 외치며 오는 15일 장보고 과학기지를 떠납니다.


"앞으로 1년을 잘 버티겠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1년을 지내겠습니다."

올해 11월부터 내년 11월까지 1년을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보낼 임정한 4차 월동대장과 16명의 대원들은 "무엇보다 안전하게 1년을 보내겠다"며 장보고 과학기지에 'Say Hello!'를 전했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장보고 과학기지 바로 앞에서 공식 인수인계식이 진행됐습니다. 1년을 무사히 보낸 3차 월동대원들과 1년을 안전하게 보내야 하는 4차 월동대원들이 공식 바통 터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장보고 과학기지 4층에는 360도 전망을 볼 수 있는 통제관제실이 있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90일 동안 절대 어둠인 '극야'가 펼쳐집니다. 100일 동안은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기다립니다. 남위 74도에 위치한 장보고 과학기지는 '극야와 백야의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4시간 깜깜한 밤이 이어지면 월동대원들은 절대 고독에 빠져듭니다.


10월말부터 하계기간이 시작되면 약 60명의 인원이 복잡하게 장보고 과학기지를 들락날락합니다. 하계기간이 끝나면 인원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1년을 보내는 월동대원 17명 만이 이곳 장보고 과학기지를 외롭게 지킵니다. 3월~10월까지 월동대원들만이 장보고 과학기지를 지킵니다. 세종 과학기지와 함께 우리나라 남극 탐험의 현재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앞으로 남극 내륙으로 들어가는 교두보 역할을 합니다. 이미 남위 74도에 지을 때부터 내륙 진출을 목적에 뒀습니다. 올해부터 내륙으로 가는 길을 뚫는 '코리안 루트(K-루트)'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장보고 과학기지에는 간단한 채소를 재배하는 온실이 있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4층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14년 완공됐고 총 면적 4458㎡에 이릅니다. 하늘에서 보면 중앙에서 팔이 세 방향으로 뻗어나간 모습입니다. 바람을 견디고 화재에 신속히 대피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1층은 안전장구 보관실입니다. 2층은 숙소동과 연구동, 식당, 체력 단련실, 다목적실, 병원 등이 있습니다. 3층에는 대장실이 있습니다. 장보고 과학기지의 통신과 관제실은 4층 맨 꼭대기기에 위치합니다. 4층 관제실에 오르면 360도 사방팔방 시야가 확보됩니다. 온통 하얀 세상이 펼쳐집니다.


장보고 과학기지의 연구동에는 ▲생명·해양 ▲대기·우주과학 ▲지구물리 ▲지질·운석 등 장르별로 연구하는 연구실이 배치돼 있습니다. 천문과 지구물리, 우주과학, 펭귄 등이 주요 연구대상입니다.


[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3차 월동대장 한승우(왼쪽)와 4차 월동대장 임정한.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습니다. 빙하 지역 등을 이동하는데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회피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작업을 나갈 때 중간에 자동차 시동은 잘 끄지 않습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석과 화산, 펭귄 등을 연구하는 이들은 헬기를 타고 이동합니다. 총 4대의 헬기가 있습니다.


4층에 위치한 '통제 및 관제실'은 24시간 바쁩니다. 모든 보고가 이곳에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아침 식사가 끝나고 대원들이 작업을 위해 나가고 들어올 때 반드시 보고해야 합니다. 목적지가 어디이며 몇 명이 나가는지를 보고합니다. 작업을 끝내고 돌아올 때도 복귀 신고를 해야 합니다.


장보고 과학기지에는 간단한 채소를 키우는 온실이 있습니다. 바깥에서는 재배할 수 없습니다. 월동대원들은 이곳을 통해 고립됐을 때 신선한 채소를 공급받습니다. 지금도 상추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월동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미난 일도 있습니다. 고추를 재배했는데 고추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자랐을 때의 일입니다. 한 대원은 "빨리 따 먹자"고 제안했고 다른 대원은 "아직 수확의 시간이 아니다"며 "며칠만 기다리면 손가락 세 마디까지 자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절대 고립 속에서 식물과 채소가 자라를 것을 두고도 대원들의 이야기는 소중합니다.


지난해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관측된 최저 기온은 영하 34.9도였습니다. 2015년 8월24일 기록된 온도입니다. 바람이 가장 센 날은 지난해 8월30일의 기록으로 초속 40.1m에 이르렀습니다. 8월에 극한 기온이 찾아오는 시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훈 3차 월동대원 통신담당은 "극야기간에는 사방이 어둡고 극한의 추위가 오기 때문에 바깥에 나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헬기에서 본 장보고 과학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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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이상 위대한 예술은 없다"
-빙설을 만나다
[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새파란 하늘과 구름과 빙설.


11일 오전 3차 한승우 월동대장과 함께 장보고 과학기지 근처의 빙설(氷舌, Ice Tongue) 지역을 찾았다. 빙설은 이름 그대로 '빙하의 혀'이다. 빙하가 바다로 쓸려 내려오면서 혓바닥처럼 바다에 '쏘옥'하고 나와 있는 모습을 뜻한다. 빙하가 혀를 내밀면서 바다 맛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남극의 추위가 이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었다.


가까워보였는데 차량으로 몇 분을 달려 도착했다. 남극은 공기가 깨끗하다. 눈으로는 가까이 보이더라도 실제 거리는 이보다 훨씬 멀다.


빙설은 높은 벽처럼 우리를 막아섰다. 순백의 색감으로 다가서는 우리를 맞았다. 인위적으로 꾸미지도 않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늘의 푸른색이 반사되면서 묘한 느낌이 눈 속으로 파고들었다. 푸른 하늘에 구름이 부드럽게 흘러가고 하얀 빙설이 드러누워 있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자연이 이처럼 아름다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 어떤 위대한 예술가도 흉내 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자연이 만든, 살아있는 '위대한 예술'이었다.


바람에 깎이고 스스로 무너지면서 온갖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순백과 새파란 하늘이 대비되면서 저절로 '아!' 하는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중간 중간에 검은 색도 보였다. 먼지 등이 묻었기 때문이다. 빙설은 산에서 흘러나와 바다를 잇는 연결고리였다.


가장 높은 곳의 빙설은 약 50m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한 대장은 "12월에 온도가 영상까지 오르는데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며 "월동대원들에게 하나의 위로가 되는 자연 경관"이라고 설명했다.

[남극을 읽다]"Say Goodbye! Say Hello!" ▲자연만큼 더 아름다운 것은 없었다. 장보고 과학기지 근처의 빙설.



장보고 과학기지(남극)=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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