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트럼프 한미 FTA 재협상 요구, 대미 교역 위축" 전망
[아시아경제 박희준 편집위원]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0일 ‘미국우선주의’에 입각한 신고립주의노선을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체제, 미국의 대 한반도, 대 중국, 대 일본 정책 그리고 미국이 그동안 이끈 전후 세계질서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실장은은 이날 아시아경제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대수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막상 대통령에 취임하면 이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안이한 ‘희망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의 재협상을 요구해 우리의 대미 교역이 위축될 것이 분명함에도 우리가 한중 경제협력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계속 강행하는 것은 이미 저성장 궤도에 진입한 한국경제를 침체와 마이너스 성장의 수렁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실장은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한국은 경제력에 걸맞지 않게 자신들의 안보를 미국에 의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 배치가 진행된다면 한국에게 사드 배치 비용의 일부 또는 전액 부담을 요구할 수도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을 무조건 수용할 것이 아니라 국회 비준 동의 절차와 미국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배치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2014년 기준으로 남한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북측 개발비용의 10~13배나 되며 한국은 2014년에만 약 9조원 규모의 무기를 해외에서 구입했는데 핵무기 개발에는 그것의 약 9분의 1인 약 1조원 정도만이 소요됐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그러므로 우리도 트럼프 당선자처럼 안보정책에서도 이제는 경제 논리를 적용해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고비용 저효율의 안보정책’을 핵무기를 중심으로 하는 ‘저비용 고효율의 안보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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