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A보험회사 보험가입자인 B씨는 스키를 타다가 왼쪽 어깨를 다쳐 치료를 받았다. B씨가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는 B씨가 보험가입 전 오른쪽 어깨를 다쳐 치료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모든 질병에 대해 보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B씨는 금감원에 민원을 넣었고, 금감원은 고지의무 위반 질병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오른쪽 어깨에 한해서만 앞으로 5년 동안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조정했다.
앞으로 보험가입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계약내용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거나 변경할 수 없게 된다. 또 고지의무 위반 병력과 관련이 없는 신체부위(질병)는 계속해서 보험을 보장하도록 보험약관을 바꾼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이러한 일방적인 계약 해지 또는 변경과 관련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이 같은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10일 밝혔다.
고지의무는 보험가입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보험사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신의 병력(病歷), 직업 등 중요한 사항을 알려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박성기 금감원 분쟁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년 동안의 보험 고지의무 관련 민원 3828건 중 887건이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 또는 변경했다는 내용의 민원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보험약관에 보험계약 변경 근거를 명확히 한다. 그동안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을 확인하면 명확한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거나 변경해왔다.
또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변경하려 할 때 고지의무 위반 병력과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보장에서 제외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보험사의 보험계약 해지여부 결정은 보험 계약 체결 때 적용한 보험계약 인수 기준에 따르도록 하고, 보험계약 내용을 바꿀 때 보험계약자의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 한다.
금감원은 내년 상반기 중 보험약관을 개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보험약관 개정 전에는 보험사별로 객관적인 보험계약 변경기준을 마련해 안내토록 할 방침이다.
박 실장은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되면 보험가입자는 약관에 따라 해지환급금을 지급받지만 3~5년 정도 고지의무 위반 기록이 남으니 보험에 가입할 때 건강정보를 사실대로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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