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LG 트윈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1-2로 패했다. 어쩌면 NC에 3차전 패배보다 더 뼈아픈 것은 이재학(26) 공백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 했다는 점이다. 설령 NC가 LG를 이기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믿을 수 있는 선발이 외국인 선수 두 명 뿐이라면 두산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NC 감독(58)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깜짝 선발로 내세운 장현식(21)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카드가 됐다. 장현식은 1회에만 볼넷 네 개를 내주며 피안타 없이 1실점했다. 2회 첫 타자 정상호(34)와 대결에서 볼만 네 개를 던진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 번째로 오른 최금강(27)은 2.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볼넷을 네 개 내주면서 제구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최금강은 올 시즌 NC에서 국내 투수로는 이재학(12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승(4패)을 수확했다. 사실 이재학이 빠지면서 유력한 3선발 후보 중 한 명이 최금강이었다.
최금강은 시즌 초 이민호(23)와 NC의 5선발 경쟁을 했다. 먼저 기회를 얻은 쪽은 이민호. 하지만 이민호는 시즌 중반까지 선발로 나온 스물한 경기에서 6승8패 방어율 6.43(98이닝 70자책)로 부진했다. 최금강은 8월6일 한화전부터 선발로 투입돼 선발 열한 경기에서 5승3패를 기록했다. 선발 방어율은 4.91(51.1이닝 28자책)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8월 초 최금강을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구상을 밝히면서 "제구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이닝을 끌어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제구력 불안을 노출하며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든 면을 보였다. 최금강은 2.2이닝 동안 쉰일곱 개의 공을 던졌다.
또 다른 3선발 후보는 배재환(21)과 구창모(19). 김경문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3선발 후보로 언급한 어린 투수들이다. 배재환은 올 시즌 선발로 단 한 경기(5월20일 삼성전) 나와 1.1이닝 5피안타 5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배재환보다는 구창모의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구창모는 8월12일 LG전부터 선발로 나서 아홉 경기에서 4승1패 방어율 4.95(40이닝 22자책)를 기록했다. 다만 구창모의 경우 불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불펜에서 구창모는 서른 경기에 나와 방어율 3.14(28.2이닝 10자책)를 기록했다.
구창모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8회 1이닝 동안 삼진 두 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구창모의 투구를 칭찬하며 "구창모는 전천후 선수"라며 "왼손 원포인트로 쓸 수도 있고 뒤에 가면 선발로도 쓸 수 있다"고 했다. 구창모는 올해 열아홉의 고졸 신인. 장현식과 마찬가지로 큰 경기 부담감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장현식에게 한 차례 더 선발 기회가 갈 수도 있다. 장현식이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보여준 직구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제구가 되지 않았을 뿐. 특히 1회 1사 2, 3루에서 LG 4번 루이스 히메네스(28)와의 대결에서 장현식은 힘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장현식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와 7구 연속으로 시속 147km 묵직한 직구를 던져 히메네스를 제압했다. 제구력만 잡으면 장현식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이민호가 선발로 나올 수도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청백전에서 이민호와 원종현의 구위가 가장 좋았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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