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카페쇼·스타벅스·엔제리너스커피 등서 친환경 퇴비로 활용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난 16일 여의도 공원에서 실시한 제7회 나눔대축제에서는 한 사회문화단체가 커피찌꺼기를 활용해 인테리어 벽돌을 만든 업체가 눈에 띄었다. 이곳 담당자는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단단하게 뭉쳐 인테리어용 소품 제작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 커피소비량이 날이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커피찌꺼기 양도 비례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 커피점에서 나오는 커피찌꺼기는 하루 140t으로, 쓰레기 봉투값만 한해 11억원을 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 등에서는 커피찌꺼기 줄이기에 나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카페쇼에서는 행사기간동안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를 퇴비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 커피전문 박람회인 서울카페쇼는 지난해 14만명의 최다 참관객이 찾은 데에 이어 올해는 40여개국서 600여개 업체가 참가할 전망이다. 커피박람회다보니 곳곳의 부스에서 나오는 커피찌꺼기도 상당하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렸지만, 올해부터는 커피퇴비 생산을 위해 재활용할 계획이다. 예상치는 하루에 1만ℓ 이상으로 나흘간의 행사 기간동안 총 4만~5만ℓ로 추정된다.
서울카페쇼 관계자는 "20ℓ짜리 쓰레기봉투 2500장에 달하는 분량"이라며 "의미없이 버려지던 커피찌꺼기를 자원순환 활동 차원에서 퇴비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8년까지 매장에서 나오는 커피찌꺼기를 100% 재활용해 쓰겠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3500t의 커피찌꺼기를 모아 퇴비로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300t 분량의 친환경 커피퇴비를 생산, 1만5000포대를 농가에 무상으로 전달했다. 이런 식의 재활용을 통해 스타벅스는 지난해 쓰레기봉투(20ℓ) 6만7500장을 절감할 수 있었다.
쓰레기로 버리던 커피찌꺼기를 퇴비로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하지만은 않다. 커피찌꺼기에는 질소, 인산, 칼륨 등이 풍부해 비료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산성도가 높아 퇴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작업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있다. 그럼에도 이를 퇴비로 활용하는 것은 '자연순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롯데리아의 엔제리너스커피도 올초 제주자치도ㆍ농협 제주지역본부와 상생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연간 커피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비료 500t을 취약 농가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자원순환에 일조할 뿐만 아니라 지역 농가에는 퇴비 공급처를 확보하도록 함으로써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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