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복귀후 선수끼리 대화 나누는 분위기 만들어 "올해는 4강 이상 간다"
[용인=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주희정(39ㆍ서울 삼성 썬더스)은 다가오는 시즌에 더 많이, 빨리 뛰려고 한다. "이전까지 웨이트훈련에서 무게중심을 잡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스피드를 키우고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쓴다"고 했다.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나이가 많아서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팬들에게 나이를 먹어도 몸놀림은 여전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주희정은 지난해 6월 1일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2005년 이후 10년 만의 친정 복귀. 팀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았다. 그는 "서로 대화가 별로 없었다. 주장이 팀원들에게 한 마디 하는 시간도 없었다"고 했다. 주희정은 주장 문태영(38)에게 경기, 훈련 전후에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제안했다. 선수단은 이후 경기장 복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를 다지고 경기를 뛰었다. 주희정은 "(문)태영이가 큰 틀에서 이야기하면 나는 엄마처럼 잔소리를 한다. 턴오버 때 서로 엉덩이 한번 두드려주자는 등 사소한 이야기들을 한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주희정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다. 새 시즌도 다르지 않다. 주희정은 "이번 시즌에는 4강 이상을 가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 "고참이라는 역할에 익숙하다. 코트에서 해결사나 사령관 역할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은 주희정과 김태술(32ㆍ삼성)의 호흡에 기대를 건다. 자타공인 국가대표 가드인 김태술은 6월 10일 전주 KCC 이지스에서 이적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44)은 "두 선수를 동시에 활용하는 투 가드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주희정은 "김태술과 함께 뛰면 경기 운영이 편하고 볼 배급도 잘 된다. 따로 같이 연습하진 않는다. 태술이도 경험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춰진다"고 했다.
주희정은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통산 978경기를 뛰었다. 스물두 경기를 더하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1000경기를 기록한다. 주희정은 "뿌듯하다. 선수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다. 다른 팀보다 익숙한 삼성에서 기록을 달성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했다.
주희정은 삼성과 내년까지 계약이 돼 있다. 은퇴 이후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는 "매 시즌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20년을 뛰었다. 내년에도 같은 생각이 들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퇴 후에는 농구 생각을 안 하고 편하게 쉬고 싶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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