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면접용 정장 연령별 구매비중
30대 38%ㆍ20대 21%…첫 역전현상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김인하(30) 씨는 수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이다. 밤을 세워가며 수 백 장의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돌아오는 건 번번이 불합격 통보였다. 몇 해 전 구매한 정장도 빛이 바래 새 것을 장만해야한다. 여성 정장 한 벌은 백화점 판매가 기준 최소 30만원. 만만치 않은 비용을 다시 지불할 엄두가 안나 김 씨는 온라인 몰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취직난의 영향으로 면접용 정장을 구매하는 여성 구매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졌다. 올해 처음으로 30대 여성이 온라인 몰에서 20대보다 면접용 정장을 더 많이 구매한 것.
30일 11번가에 따르면 하반기 취업시즌을 앞둔 올해 9월에 여성 면접용 정장을 구매한 연령대별 매출 비중에서 20대는 21%, 30대는 38%인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매출 비중이 20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4년 20대 34%, 30대 24%였다가 지난해에는 20대 47%, 30대 27%를 차지했다.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심화된 취직난이 구매연령대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다보니 온라인으로 면접 정장을 구매하는 이들도 늘었다. 9월 기준 여성 면접용 정장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전년비 매출신장률 62%를 크게 웃도는 모습이다. 1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정장 한 벌을 살 수 있어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면에서 여성 구직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실제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면접용 정장은 투피스 한 벌에 평균 20만~30만원이지만, 온라인 몰에서는 재킷, 스커트, 블라우스를 모두 구매해도 평균 30~40% 저렴한 10만원대다.
특히 여성 면접 정장의 경우 면접시즌에만 잠깐 착용하는 사례가 많아 온라인 몰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남성용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시즌별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남성보다 더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 구직자들에게 장점으로 꼽혔다. 실제 같은 기간(2015~2016년) 남성 면접용 정장 매출신장률은 전년비 각각 11%, 17%로 소폭 올랐다.
업계관계자는 "여성 구직자의 경우 취업 후 면접용 정장을 입을 일이 드물다보니 정장에 대한 개념도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장만한다'는 개념으로 정장을 구매하는 일들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면접시즌에만 잠깐 입을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