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덜란드 정상회담…빅데이터, 원자력도 공동협력키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국과 네덜란드가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중단된 민간경제협력위원회를 재가동한다. 또 빅데이터 통계 분석과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도 공식화할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5건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확대에 공감하고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중단된 민간 경제협력위원회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민간 경협위는 농식품, 창조경제, 에너지, 물류 등에서 무역 투자 증진을 협력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에 지난해 251억달러를 투자해 유럽연합 국가 가운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한(對韓)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첨단산업과 제조, 네덜란드는 물류, 금융 등에서 강점을 보여 상호 보완적 투자가 가능하다"며 경제협력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과 루터 총리는 또 지난 2014년 3월 정상회담 이후 2년간 시범시행해온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공식프로그램으로 격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네덜란드 워킹홀리데이는 2년간 모두 194명의 우리나라 청년들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양국 정상은 상대국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2년마다 자동갱신되도록 했다.
양국 정상은 또 빅데이터 분석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청와대는 네덜란드가 다년간 연구한 SNS와 도로센서 등 빅데이터 분석을 우리나라에 접목할 경우 일별 소비자심리지수, GDP선행지표 작성 등 속보성 경기동향 통계 작성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와대 측은 "우리나라는 인구, 가구통계, 개인별 신용정보 활용을 통한 통계분석에 중점을 둔 반면, 네덜란드는 SNS, 도로센서 등 비정형 빅데이터를 활용에 관심을 보여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면서 "다양하고 세분화된 통계를 제공할 수 있어 경제정책 실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한-네덜란드 기업간 공동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협력 채널을 신설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네덜란드는 에너지 신산업과 비아오기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어 신산업 공동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기술협력 MOU 체결에 따라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MOU이행을 점검할 공동혁신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원자력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연구용 소형원자로 개조사업(오이스터 프로젝트)을 수주하면서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네덜란드가 추진중인 원자력연구소 원자로 교체사업(PALLAS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외에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스마트 농업 기술협력 확대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네덜란드는 이번 총리 방한에 77명의 경제사절단을 보냈는데, 절반 이상을 농업관련 기업인으로 구성할 정도로 농업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농업 선진기술을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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