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조7000억 늘어 월 증가폭 최대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지난달 국내 주요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이 1조70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월간 기준 증가폭으론 올 들어 최대치다. 여름 휴가철이란 계절적 영향도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서 한도가 모자란 부분을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으로 채우려는 고객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의 8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93조9309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6672억원이나 늘어났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올 들어 최대 증가폭이다.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매월 평균 3500억원 정도씩 늘다가 5월과 6월 1조5352억원, 1조1150억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2203억원 늘면서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달 다시 1조6672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 대출 잔액이 한 달 새 4327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우리은행이 3870억원, 국민은행이 3411억원 증가해 그 뒤를 이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2952억원, 1475억원 늘었고, 기업은행은 727억원 증가했다.
지난달에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여름 휴가철이란 계절적 영향이 크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비수기인 8월에 이례적으로 4조원 가까이 급증한 주택담보대출과 연동돼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출금을 주택구입 자금에 보태거나 이사비용, 인테리어비용, 중개수수료 등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뒤 신용대출 금리가 떨어진 것도 신용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줬다. 올 초 연 3.98%였던 6대 은행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8월 연 3.72%로 0.26%포인트 떨어졌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정부가 가계부채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내년쯤 신용대출 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면서 “차주들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소비여력 악화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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