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투자자문사 차려 회원 수천명, 피해액 수천억…“조희팔 아닌 이희팔 사건” 에 이혼·자살까지
[아시아경제 김민재 인턴기자] 술집 웨이터와 막노동판을 떠돌다가 주식투자로 수천억 자산가가 됐다는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0) 주식투자 사건의 실제 피해자가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선 이희진 주식사기 피해자를 익명으로 전화 인터뷰했다.
8000만원을 투자했다 손해를 본 피해자 A씨는 총 피해액만 수천억원으로 예상했다. A씨는 인터뷰에서 "지난해 5,6월에 회원이 1500명 정도 된다고 했는데 계속 회원이 모집됐으니 피해자들이 수천명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A씨가 이희진씨를 알게 된 것은 인터넷 주식방송을 통해서다. 주식 정보를 얻고자 무료방송을 들었는데 여기서 이희진씨는 '장외주식'을 소개하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A씨는 "이희진이 (방송에서) 100억원 이상이 들어있는 통장을 보여주면서 자신은 장외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했다. 거기에 부가티 등 여러 대의 고가 차량을 보여주며 믿게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A씨와 같은 개인투자자들은 이씨가 주식을 공모해서 중개만 해주는 역할만 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실상은 이씨의 동생이 이미 장외주식을 헐값에 구매한 상태였고, 이것을 투자자들에게 비싸게 팔아넘기는 시스템이었다. 두 형제가 관리하던 장외주식은 법정관리 위기에 처한 부실 회사거나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허다했다.
피해가 막대했으나 투자자들은 항의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이희진씨가 운영한 유사 투자자문회사를 통해 투자를 하는 것은 유사수신법에 위반돼 금융 당국에서도 처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이희진 주식사기 피해자 A씨는 “극형에 처해도 속이 안 풀릴 정도로 회원들 화가 극에 달해 있다. 심지어 30대 초반 한 명은 이혼하고 자살까지 생각했다. 71세 다른 사람은 암에 걸렸고 어떤 학생은 군대에 가면서 등록금을 여기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피해자 모임 카톡에선 이희진을 조희팔에 빗대 이희팔이라고 부른다”며 “남들이 볼 때 투기라고 하고 투자한 사람 책임이라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공신력 있는 방송에서 했으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민재 인턴기자 mjlovel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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