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천국' 현지선 가짜 많고 면세값으로 득템 기회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한국 면세점에서 중국 술을 대거 사 가고 있다. '짝퉁 천국'인 중국 현지에선 가짜 술이 많은 데다 고가의 중국 술을 면세 가격에 '득템'할 수 있어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대대적인 부패 단속으로 위축된 고급주류시장이 회복된 점도 한몫했다.
5일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지난달 명동점에서 판매된 중국 술의 80%는 중국인들이 사 갔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는 중국의 8대 명주로 꼽히는 마오타이와 우량예, 시펑주를 포함해 10개 브랜드의 제품이 판매된다. 이 면세점 주류 코너에서 중국 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중국 술은 월드클래스 명품주로 꼽힐 만큼 진귀한 전통명주가 많다. 중국 정부가 마오타이와 우량예 등 8개를 명주로 지정해 붉은 띠를 달아 '중국 8대 명주'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할 정도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선 내수시장에 대한 불신이 깊다. 올해 초에는 중국 상하이에 사는 남성이 지난해 5월 우량예를 마신 뒤 실명되는 사건이 보도돼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이면에는 저작권이나 상표권과 같은 개념이 부족해 가짜 제품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5000억달러 규모의 세계 짝퉁시장 제품의 84%가 중국과 홍콩에서 생산된다. 중국인들의 내수 유통망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이유다. 2008년 멜라민분유 파동을 비롯해 식음료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은 탓에 요우커들이 외국에서 자국 술을 구입하는 것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요우커가 자주 구입하는 화장품과 식품 외에 중국 술 구매 비중도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이 한국 세관의 엄격한 단속과 한국 유통망에 대한 높은 신뢰로 인해 중국 술 구입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격적인 혜택도 요우커의 구매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면세점에서 주류 구입 시 면세 혜택을 적용받아 중국 시중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15%에서 최대 30% 저렴하다.
최근 중국 고급술시장의 회복도 국내 면세점 주류 판매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사우스모닝차이나는 최근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조사를 인용, 향후 10년간 200달러 이상의 중국 고가 술시장이 연간 2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고급술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2년 취임한 이후 대대적인 부패 단속을 벌이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마오타이와 같은 고가의 술은 고위층에 뇌물용으로 주로 쓰이는 만큼 중국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자 구매자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하지만 중국의 내수시장이 확대된 점이 중국 술시장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CICC는 "고급술시장의 근본적인 촉매제는 거대한 소비"라며 "대규모 소비의 시대에선 마오타이와 같은 고급술을 다시 즐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