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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불문율 세가지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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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채권단 '자구노력 부족하면 추가지원 없다' 정공법 대우조선 학습효과

구조조정 불문율 세가지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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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업계1위라도 ②기간산업이라도 ③매몰비용 많아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한진해운 처리 과정은 과거 구조조정의 방식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한진해운 구조조정에서 거스를 수 없는 단 하나의 원칙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선 안된다"로 요약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이 비록 국내 1위 선사이고, 해운업이 국가 기간산업에 속하며, 이미 1조원이 넘는 매몰비용이 발생했지만 원칙을 굳게 지켰다.대마불사(大馬不死ㆍ큰 기업은 죽지 않는다)의 관행이나 "한진해운도 할 만큼 한 것 아니냐"는 동정론은 통하지 않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30일 '한진해운 추가지원 중단'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A라는 회사엔 이런 원칙을 적용하고 B라는 회사엔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세금이 투입되는 사안에 대해선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시각도 다르지 않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정상화 방안이 실패한다면 원칙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이같은 행보는 과거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등 불문(不問) ▲기간산업 불문 ▲매몰비용 불문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부했다.


그간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법정관리 결정에 따른 책임 문제, 실업 문제 등 경제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국가기간산업에 속하거나 국내 1위 기업의 경우 국민 혈세를 들여서라도 기업을 지원하는 선택을 해왔다. 하지만 한진해운에 대한 처리 방식은 이와 달랐다. 채권단 관계자는 "애초에 절충안은 염두해두지 않았다"면서 "정공법대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이런 원칙론을 고수한 데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학습효과도 한 몫했다. 대우조선해양은 4조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추가 자금 지원받고도 여전히 회생이 불투명하다. 정책 결정자들은 줄줄이 청문회에 서야 한다. STX조선해양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3년간 채권단이 4조 5000억원을 쏟아붇고도 STX조선해양에 대한 최종 결론은 법정관리였다. 3년동안 '밑빠진 독의 물붓기'식 지원을 한 셈이다. 채권단의 이같은 결정 배경엔 또 한진해운의 해외 상거래채무도 있었다. 한진해운은 신규 자금을 지원받으면 연체 상거래 채권을 우선 상환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만약 채권단이 신규 자원을 결정했다면 세금으로 해외 용선주와 해외 항만하역업체들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매몰비용'에 대한 시각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산업은행의 대출금 6600억원,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4300억원 등 기왕에 투입된 1조원을 채권단은 모두 날리게 된다. 과거 상황이었다면 이같은 매몰비용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원된 혈세를 날린다" "부족자금 5000억원 때문에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한 17조원의 손실을 눈감는다" "채권단이 제 몫만 챙긴다"는 비판여론도 감당키 어려웠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번엔 '매몰비용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과감히 추가 지원을 끊음으로서 시장주도형 구조조정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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