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갈곳 없는 돈 몰려…강남 개포동 재건축 경쟁률 100대1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추가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분양시장은 펄펄 끓었다.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서울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올해 수도권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가구가 1순위 마감됐고, 경기도와 부산에서도 수십 대 1의 경쟁률로 일찌감치 청약 접수가 마감됐다. 정부의 추가 규제를 앞두고도 저금리에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분양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셈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4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63가구(특별공급분 제외) 1순위 청약에서 총 6339건이 접수되며 마감됐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0.6대 1로 올해 수도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최고 경쟁률은 흑석 7구역 재개발 단지인 '아크로리버하임'에서 나온 평균 89.54대 1이었다.
이 아파트는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처음 적용된 단지로 주목을 받아 왔다. 여기에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기존 4400만원대에서 평균 4178만원으로 인하되면서 계약금 10%와 중도금 전액 자체 납부라는 조건에도 청약 희망자가 더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욱 현대건설 분양소장은 "강남 도심 최초 별동 테라스하우스, 강남 최대 규모 커뮤니티시설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로 조성된 결과"라며 "우면동 R&D 특구, SRT 수서역 개통 등 개발호재도 이어지는 만큼 조기 완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실시된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실시된 2곳도 모두 1순위에 청약접수를 마쳤다. 지금지구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첫 분양단지로 관심을 끈 '다산신도시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Ⅰ'은 평균 경쟁률 21.7대 1로 성공적인 청약성적을 거뒀다.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2.0'도 평균 9.67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청약 접수가 마감됐다.
부산의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총 330가구(특별공급 제외)를 모집하는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명지' 1순위 청약 접수에는 2만6020명이 몰려 평균 7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다양한 개발호재가 기대되는 명지국제신도시 내에서도 중심부에 있는 e편한세상 명지에 부산은 물론 진해, 김해를 비롯한 지역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린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경기도 오산의 '오산 센트럴 푸르지오'와 천안의 'e편한세상 천안 두정' 등은 1순위에서 미달돼 2순위 청약 접수에 들어가게 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에 유동자금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입지가 좋거나,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서울 강남이나 경기도 동탄2신도시, 부산 등지의 분양열기가 뜨겁다"면서 "재당첨금지 등의 페널티가 없고 다시 최대 1년이면 1순위 자격이 생기는 요인도 분양시장 활황의 부차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올 들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선조치에 들어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추가 가계부채 대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분양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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