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벤처캐피털 사업가로 변신…샬럿 구단주 조던에 도전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8)의 은퇴 이후 제 2인생의 서막이 화려하다. 코비는 포스트 조던 1순위로 꼽혔지만 선수 시절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3)을 넘어서지 못 했다. 은퇴 이후 인생 제 2경기에서는 조던을 넘어설 수 있을까?
코비는 지난 23일 생일을 맞아 서른 여덟 살이 됐다. 생일 하루 전인 22일 로스앤젤레스(LA) 시의회가 코비에게 큰 생일선물을 안겨줬다. 올해 8월24일(현지시간)을 '코비 브라이언트 데이'로 정해 코비를 기리기로 한 것이다. LA 시의회가 코비의 생일도 아닌 8월24일을 코비의 날로 정한 이유는 코비가 LA 레이커스 시절 달았던 배번 때문이다.
LA 레이커스에서 현역으로 뛸 때 코비는 8번과 24번을 달았다. 코비는 중학교 때 24번, 고등학교 때 33번을 달았다. 1996년 레이커스에서 데뷔했을 때 33번은 카림 압둘 자바의 영구결번이었고, 24번은 조지 맥클라우드라는 선수의 배번이어서 코비가 사용할 수 없었다. 코비는 할 수 없이 8번을 달았고 2006~2007시즌에야 24번으로 배번을 바꿨다.
LA 시의원 호세 후이자는 성명에서 "코비는 놀랄만한 수많은 성과를 달성했지만 레이커스와 20년간 함께 하면서 단일 프랜차이즈에서만 뛴 NBA 선수 중 역대 최고가 됐다"며 "코비 브라이언트 데이는 코비의 뛰어난 헌신에 대해 팬들과 LA시가 감사를 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비는 사업가로 변신도 선언했다. 기업가 겸 투자자 제프 스티벨과 손잡고 '브라이언트 스티벨'이라는 1억 달러(약 1121억8000만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를 만들었다. 향후 미디어, 정보기술(IT), 데이터 관련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조던은 2010년 NBA 구단 샬럿을 인수해 구단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5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신문인 샬럿 비즈니스 저널이 주는 '올해의 사업가 상'을 받기도 했다.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던 샬럿은 2014년 영업이익 700만달러(약 78억5260만원)를 기록했다. 조던이 샬럿을 인수할 때 미국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가 책정한 샬럿의 구단 가치는 2억8000만달러(약 3141억4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샬럿의 구단 가치는 7억5000만달러(약 8413억5000만원)로 상승했다.
조던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 했다. 조던은 2007년 위자료 1억6800만달러(약 1884억6240만원)를 주고 아내 후안타 조던과의 17년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코비는 아내 바네사 브라이언트와의 이혼 위기를 잘 넘겼다. 20대 초반이던 2001년 레인과 결혼한 코비는 2011년 12월 이혼 소송에 휘말렸지만 1년여의 승강이 끝에 이혼 소송을 취하키로 합의했다. 코비와 바네사는 현재 '코비 앤 바네사 브라이언트 가족 재단'을 설립해 어려운 가족과 청소년들을 돕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비는 NBA 스무 시즌 동안 1345경기에 출전해 평균 25점, 5.2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통산 득점 3만3643점을 기록해 3만2292점을 기록한 조던을 4위로 밀어내고 카림 압둘 자바(3만8387점), 칼 말론(3만6928점)에 이어 통산 득점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코비는 자신의 득점에만 신경쓰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많은 NBA 팬들은 조던 위의 코비를 인정하지 않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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