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STX조선 법정관리로 쌓은 거액 충당금 이어 대우조선 '충당금 폭탄'도 상반기 실적 반영해야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여신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강등했다. 수출입은행도 여신등급 강등을 검토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4일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등급을 낮추었기 때문에 이를 따라갈 계획"이라며 "이달 안에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한 단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신용공여액은 약 4천900억원이다.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내리면 대출자산의 7~19%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국민은행과 신한, KEB하나, 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미 지난 3월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낮춘 상황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등급이 강등되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신등급 재분류로 인해 실적에 적용해야할 충당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여신등급 조정으로 인한 충당금은 상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국책은행은 8월말까지 마무리지어야 하는 반기보고서 결산을 하고 있다. 여신등급 정상은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을 대출금의 0.85%로 쌓으면 되지만 '요주의'로 분류되면 7~19%로 충당금 적립을 늘려야한다.
산업은행에 대한 대우조선에 대한 신용공여액이 5조원 가량으로 7% 이상 최대 20%까지 충당금을 쌓을 경우 최소 35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사이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여신의 성격에 따라 충당금 비율을 세부적으로 분류를 해야 해서 회계법인의 자문을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은도 대우조선해양에 9조1400억원 상당의 신용공여액을 보유해 최소 6300억원에서 최대 1조8000억원 수준의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다. 다만 수은 관계자는 "충당금 쌓을 때 쓰는 산식에 신용환산율이 들어가는데 보증의 경우 100%까지 적용되는 건 아니다"면서 "수은의 신용공여액 중 보증이 6조8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서 산은과 수은은 지난 5월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행으로 인해 거액의 충당금을 상반기 실적에 반영해야 했다.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취지 자체가 큰 순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올해는 구조조정 여파로 상반기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가 크게 불어나 실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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