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권선택 대전시장 선거공판…지역 공직사회 ‘지켜보자’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권선택 대전시장의 상고심 선고공판이 26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열린다. 지역에선 1년 8개월여에 걸친 법정공방의 결과와 이에 따른 현 시장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2014년 12월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1심(2015년 3월)과 2심(2015년 6월)에서 동일하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권 시장은 지난해 7월 항소심 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했고 대법원은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이하 포럼)이 실질적으로 권 시장의 사전선거운동 기구 역할을 했는지를 집중 판단했다.

2012년 11월 설립·운영되기 시작한 이 포럼이 2014년 6·4지방선거를 위한 ‘유사 선거운동기구’의 성격을 갖는지 여부가 상고심의 주된 쟁점이 되면서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 6월 공개변론을 열어 권 시장 재판에서의 쟁점을 공론화시키기도 했다.

포럼을 정치인의 일상적 정치활동 또는 사전선거운동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판단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실제 지역 정가에선 대법원이 권 시장의 사례를 토대로 정치인의 산악회, 동아리, 포럼 등 활동에 대한 유사선거기구 판단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권 시장을 포함한 대부분 정치인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포럼 등 대외활동을 사전선거운동 범주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대법원이 명확하게 판가름하고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토대로 대법원이 포럼 활동을 사전선거운동의 범주에 포함시켜 권 시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확정할 경우 권 시장은 시장직위를 잃게 되고 부시장이 시장 대행 체제로 시정을 이끌어가게 된다.

또 역으로 포럼 활동이 사전선거운동 범주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에는 항소심 ‘파기환송’으로 권 시장은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권 시장의 거취가 결정될 대법원의 선거공판에 지역 사회의 눈길도 집중된다. 특히 시장의 진두지휘를 받는 시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권 시장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복수의 시 관계자는 “권 시장이 법정공방에 휘말리면서부터 내부적 술렁임도 시작됐다”며 “시장의 지휘를 받아 움직여야 하는 체제 속에서 시장 거취가 불분명해지면서 직원들 간 갈팡질팡 하는 모습도 역력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선거공판 기일이 정해진 만큼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내부적으론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며 앞으로의 추이를 관망한다는 게 직원들의 대체적 시각”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