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영국에서 거주하는 한 탈북민이 최근 귀순한 태영호 공사에 대해 "전혀 북한 사람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주일 영국 탈북민협회 대표는 태 공사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면서 그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전했다.
김 대표는 "태 공사는 외부에 비치는 이미지가 온화하고 차분한 선비 스타일"이라며 "전혀 북한 사람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의 탈북민 단체가 북한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일 때도 다혈질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대사관 직원들과 달리 태 공사는 밖에 나와 조용히 지켜보는가 하면, 때로는 대화를 하자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태 공사의 막강한 권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태 공사가 당 세포비서로 활동하며 대사관의 모든 직원, 심지어 대사의 일상생활까지도 감시하고 통제했다"고 덧붙였다.
세포비서는 당원들의 조직생활을 책임지고 충성심 유도하는 대사관 내 당 책임자다. 또한 유럽을 누비면서 북한 체제를 홍보하는 일명 '홍보맨'에 해당한다.
김 대표는 태 공사의 탈북 배경에 대해서는 "탈북자 시위 저지 및 북한 정부 홍보 등과 관련한 당국의 압박, 자녀 교육문제 등이 이유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대사관의 고위층인 태 공사의 탈북으로 영국의 탈북민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며 "빨치산 혈통으로 알려진 태 공사 부부의 귀순은 김정은 정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영호 공사는 이달 초 가족들과 잠적 후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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