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의 감찰내용 유출 의혹 지속적으로 제기할수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을 마친 후 검찰에 수사의뢰한 이후 청와대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직 민정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년 6개월 남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로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 더욱 깊다.
청와대는 18일 이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을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공식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특별감찰관이 대통령 직속이지만 독립 기구로 돼 있어 논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향후 파장을 걱정하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결국 정권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그것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특별감찰관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특별감찰관이 일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감찰 내용을 누설했다는 MBC 보도대로 결과가 나오자 '뭔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감찰관은 한 언론사 기자와 통화에서 "지금 이게 감찰 대상이 되느냐는 식인데 (우 수석이) 버틸 수도 있다. 계속 그렇게 버티면 우리도 수를 내야지. 우리야 그냥 검찰에 넘기면 되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감찰관은 통화 내용대로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배치 의혹 논란, 가족회사 정강의 회삿돈 유용 의혹 등에 대해 각각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서를 보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청와대를 흔들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단 청와대는 검찰 수사와 상관없이 우 수석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청와대는 우 수석 논란에 대해 "의혹만 있을 뿐, 드러난 사실이 없다"며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광복절 직후 3개 부처 개각을 단행한 것도 우 수석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검찰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는 한 같은 입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대신 이 감찰관을 감찰 내용 유출을 빌미로 밀어붙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총대를 멜 것으로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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